만세루 5

늦여름 봉정사는 극락정토

2024. 08. 16.서방 정토의 극락세계에 머물면서 불법을 설한다는 대승 불교의 부처인 아미타불(阿彌陀佛)이 살고 있는 아주 깨끗한 세상이라는 극락정토(極樂淨土)가 실제 존재한다면, 그곳이 바로 봉정사가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들 정도로 깨끗하고 아름다운 풍광에 마음을 빼앗깁니다.일주문에서 대웅전에 이르는 꽃길은 마음을 정화시키고, 속세의 근심 걱정을 잠시 잊게 할 뿐만 아니라, 지친 마음 대신 안락한 마음을 가득 품게 만듭니다.경내에 가득한 맨드라미, 메리골드와 백일홍이 한데 어우러진 봉정사는 유네스코에 등재된 한국의 8대 산사가 아닌 꽃대궐로 거듭나고 있습니다.대웅전과 극락전을 올려다보고 활짝 핀 부처꽃은 천년고찰 봉정사의 마스코트이기에 충분합니다.극락전 앞뜰의 삼층석탑을 둘러 핀 맨드라미와 메리골드..

여행 이야기 2024.08.31

4월의 봄 천등산 봉정사

2824. 04. 20.사월 초파일 연등행사 준비가 한창인 봉정사 큰 기대는 없었지만 언제나 한결같은 봉정사 일주문도 만세루도 대웅전도 극락전 까지도 천등산에 우뚝 선 천년고찰 세계유산 봉정사일 년 여의 긴 보수공사를 끝낸 정갈한 만세루 산뜻한 산철쭉에 사방팔방 둘러싸인 만세루 봉정사의 랜드마크라 할만한 웅장한 만세루 사월의 봉정사 만세루와 산철쭉의 멋진 만남대웅전과 극락전 앞뜰에는 작약 꽃몽오리가 한껏 부풀어 금방이라도 피어날듯한 자태로 이슬을 머금은 채 사월의 봄을 무르익게 하고 유월이 되자마자 활짝 웃으며 반겨주겠지요작약과 작약사이 뱀딸기꽃이 군락을 이루고금낭화와 매발톱꽃 사이엔 백선이 올라오고단발머리 여학생을 떠오르게 하는 금낭화와자줏빛 매발톱은 대웅전과 극락전을 향해서 합장을 하며 공손하게 머리..

봄 이야기 2024.04.24

정월 대보름 안동 봉정사의 매화가 봄 소식을 전합니다.

금년 들어 첫 방문하는 봉정사는 작년 11월 마지막 방문 이래로 뭐가 그리 바빴는지, 정월 대보름이 되어서야 혹시 봄을 찾을 수 있을까 하는 설렘을 안고, 천등산봉정사라고 현판이 붙은 일주문을 지나고 표지석을 지나고, 작년 가을에 보수 공사를 끝낸 봉정사의 관문 만세루를 지나 대웅전 앞 뜰을 살펴보고, 대웅전과 극락전 사이에 자리한 석조여래좌상 주변도 살펴보고, 극락전과 삼층석탑을 둘러봐도 어느 곳에서도 봄이라 할 수 있는 단서를 전혀 찾을 수가 없네요. 마지막으로 극락전 아래 범종각을 향하면서, 드디어 봄이 오는 단초를 발견합니다.극락전 아래 담장 앞에 시커멓게 헐벗고 서있는 청매 나뭇가지에 파릇파릇한 청매 꽃망울이 맺히기 시작합니다.혹시나, 하는 마음에 만세루 앞을 지나 대웅전 아래 왼쪽에 있는 제법..

여행 이야기 2024.02.24

천등산 봉정사와 영산암

2023. 11. 20.안동을 대표하는 유네스코 세계유산 7대 산사 중 하나인 고찰 봉정사는 일찍이 고려의 태조 왕건과 공민왕이 다녀갔다 하고, 최근에는 영국의 엘여왕의 방문, 그리고 엘여왕 서거를 추모하는 대형 사진들을 만세루에 전시했던 유서 깊은 천등산의 봉정사에도 가을을 밀어내고 동장군이 시나브로 찾아오고 있습니다.이른 봄부터 시작된 봉정사의 관문 격인 만세루와 주변에 대한 새 단장이 완전히 마무리되어 공사용 가림막도 거두고 깔끔하고 웅장한 모습으로 만추와 초겨울 사이에 예전보다 훨씬 수려한 모습으로 그 위용을 세상에 드러내고 있습니다.작년 가을부터 시작됐던 영산암도 지난 달만 해도 조금 어설프게 보수공사가 마무리되고 있었지만, 이제는 완벽하고 준수하게 아름다운 한국의 10대 정원에 걸맞은 모습으로..

여행 이야기 2023.12.03

선운사의 가을풍경 스케치

2023. 09. 22.어느덧 추분이 하루 앞으로 바짝 다가온 새벽 4시를 막 지나면서 용서고속도로 오산 방향 서수지 톨게이트를 통과, 장장 238km의 선운사 가는 여정을 3시간 가까이 경부, 천안논산, 당진평택, 서천공주, 그리고 호남고속도로를 거침없이 달렸지만, 서천공주고속도로 청양을 지나면서 하얀 소복차림의 구미호라도 금방 눈앞에 나타날 것만 같은 으스스하고 음산한 짙은 안개가 군산에 이르러 자동차 백밀러에 발갛게 동이 트는 하늘이 눈에 들어오기까지 이어져 잠시 속도를 늦췄을 뿐, 시속 110km로 정속 주행하면서, 지금은 투병 중인 가수 방실이(서울시스터즈)가 불렀던 가요 "첫차"의 첫 소절을 무의식 적으로 계속해서 반복적으로 흥얼거립니다. "새벽안개 헤치며 달려가는 첫차에 몸을 싣고 꿈도 싣고..

여행 이야기 2023.09.2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