누리장나무 3

사려니숲길은 춘래불사춘

2025. 03. 17.의도한 바는 전혀 없었음에도 불구하고, 지금으로부터 정확히 3개월 전인 2024년 12월 17일의 사려니숲길은 마치 겨울이 오지 않은 채로 낙엽이 겹겹이 쌓여 있는 가을 같은 분위기였기에, 겨울을 건너뛰려는 사려니숲길 신선들의 의지가 아니었나 싶었는데, 재작년 1월의 사려니숲길은 눈이 두껍게 쌓여 있었고, 작년 1월과 12월에는 눈을 씻고 찾아봐도 눈을 볼 수가 없었는데, 봄맞이 제주에 온 나그네를 환영하기 위해서 꽃피는 3월에 축복의 폭설을 내려주시니 봄 맞으러 온 사려니숲길에는 아직 봄이 오지 않았나 봅니다.그럼에도 불구하고, 눈 내린 숲길과 옅은 뭉게구름이 파란 하늘을 타고 봄을 데려올 것만 같은 꽃샘추위마저도 정겨운 자연의 보고 사려니숲길에서 마냥 행복합니다.오랜만에 보는 ..

제주도 이야기 2025.03.21

또 다른 여름꽃 누리장나무에 꽃이 피었습니다

이른 봄부터 널찍한 잎에서 나는 냄새가 누린내가 난다 하여 붙여진 누리장나무가 팔월에는 백합 향기와 비슷한 향을 지닌 밝은 빛깔 꽃을 피웁니다.어찌 보면, 사람들은 누리장나무와는 반대로 나이가 들수록 좋은 향기보다는, 새잎이 나면서 과히 좋지 않은 냄새가 나는 누리장나무의 유년기와 비슷한 노년기를 맞습니다.더군다나, 누리장나무는 꽃이 떨어지고 가을이 오면, 빨간 다섯 개의 꽃받침 위에 사파이어 보석 같은 열매가 누리장나무의 노년기를 아름답게 꾸며줍니다.될 수만 있다면, 나그네도 누리장나무의 노년처럼 반짝반짝 빛나고 싶습니다.

꽃 이야기 2023.08.05

사려니숲길서 보낸 시월의 마지막 날

2022. 10. 31. 사려니는 '살안이' 혹은 '솔안이'라고 불린다고 하는데요. 여기에 쓰이는 살 혹은 솔은 신성한 곳이라는 신역의 산명에 쓰이는 말이라지요. 그래서, 사려니는 신성한 곳이라는 뜻이라고 합니다. 지난날 올레길을 걷다가 휴식이 필요할 때면 으례 찾던 사려니숲길이 이제는 제주를 찾는 이유 중의 하나가 되었답니다. 사려니숲길은 붉은오름입구에서 시작해서 비자림로가 있는 곳으로 나오기도하고, 반대로 출입하기도 하는데, 개인적으로는 붉은오름입구에서 시작하는 사려니숲길 탐방을 선호합니다. 붉은오름입구에서 시원하게 뻗은 삼나무들의 사열을 받으며 가벼운 발걸음을 옮기노라면, 지금이 어느 계절인지 분간이 안갈 정도로 늘 한결같은 모습으로 반겨주는 사려니숲길은 사려니계절이라고 부르고 싶은 사철이 늘 푸른..

제주도 이야기 2022.11.0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