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정포구 8

단오 그네 대신 비행기 타다

2024. 06. 10.오월단오 그네대신 비행기에 몸을싣고 감당하기 힘들만큼 화창한날 하늘위를 날아올라 몸과맘이 하나되어 순식간에 바다건너 오매불망 한라산을 바라본다구름한점 찾기힘든 유월중순 파란하늘 고군산도 통영거제 추자도를 스쳐지나 타이타닉 연상되는 호화스런 크루즈선 강정포구 기착하고 부산으로 입항할듯신령스런 뭉게구름 한라산을 에워싸고 한라산을 남북으로 스치듯이 미끄러져 미동조차 못느끼고 활주로에 도착하니 한라산의 산철쭉이 어서오라 손짓하네

제주도 이야기 2024.06.11

새연교 노을 속 저녁풍경

2024. 03. 13.새연교에서는 한 번도 경험 못한 해넘이 종일 구름한 점 없었기에 혹시나 했는데 언제나처럼 짙은 구름이 수평선에 붙어 제대로 된 해넘이에 대한 기대를 접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새연교를 건넙니다호기롭게 자신 넘치게 내려오던 태양이 지난 일월과 마찬가지로 구름의 방해로 갑자기 사라지고 혹시나 하는 마음으로 강정포구와 범섬을 넋 놓고 바라봅니다범섬 위아래를 붉게 물들이는 저녁노을 서귀 바다 위로 무한정 수놓아지는 윤슬 잠시도 눈을 못 뗀 채 범섬을 응시하고는 언젠가는 반드시 새연교 새섬공원에서 해넘이를 보리라 다음을 기약해 봅니다 새섬공원을 뒤로하고 새연교를 막 건너와 뒤돌아보니 새연교 아치에 불이 들어와 가던 길 잠시 멈추고 생전 첨 보는 것처럼 한컷 한컷 카메라에 모으기 시작합니다서귀..

제주도 이야기 2024.03.29

제주의 겨울을 찾아서(3) (서귀포항/새연교/새섬)

2024. 01. 08.저녁 식사 후, 기계식 호텔 주차장에서 자동차를 꺼내 타고, 서귀포항 방향으로 내려가는데, 오른쪽의 천지연폭포 쪽은 빠르게 깊어가는 겨울밤답게 어둠에 싸여있고, 멀리 새연교의 불빛이, 생전 처음 보는 것도 아님에도 설레게 만들고, 경사진 새연교를 오르자마자 수시로 변하는 새연교를 바라보느라 하릴없이 발걸음을 멈춥니다.새연교를 반쯤 올라가니, 웅장한 새연교 허리를 떠 받들고 있는 기묘한 아치(Arch) 모양의 기둥이 겨울 밤하늘을 뚫고 오를 듯한 위용을 뽐내고, 중문 해변의 카페에서 흘러나온 불빛이 아스라이 눈에 들어오고, 예쁜 카페에 앉아 새연교의 불빛을 바라보며 행복에 젖어있는 젊은 연인들의 모습이 보일 듯 말 듯합니다.새연교를 넘어 새섬입구에서 중문해변뿐만 아니라, 범섬 앞 법..

제주도 이야기 2024.01.15

시월의 마지막날 해넘이를 강정포구에서 만났습니다.

2023. 10. 31.수없이 많은 해넘이를 목격했지만, 오늘처럼 구름 한 점 더해지지 않은 깔끔한 해넘이를 만난 적이 없지 싶습니다.언제나 강풍이 몰아치는 강정포구 방조제에 서서 사방팔방을 아무리 둘러봐도 심지어는 평소 구름이 잔뜩 모여 있는 신비스러운 영산(靈山)으로 기억되는 한라산 마저도 구름 한 점 없이 가파도가 검은 실선으로 태양의 왼쪽에 자리한 강정포구 앞바다의 깔끔한 해넘이를 내려다봅니다.아직은 해넘이가 본격적으로 시작되지는 않았기에, 넓게 바다와 해변과 태양과 하늘을 한꺼번에 담으면서 삼십여분 동안 해넘이를 기다리는 시간은 무념무상 행복과 설렘이 가득한 시간입니다.그리고 해넘이를 십여분 남겨놓고는, 태양이 바다를 향해 뚝뚝 떨어지는 놀라운 모습에 한시도 눈을 떼지 못하고 태양과 바다와 하늘..

제주도 이야기 2023.11.12

제주여행 둘째날 에필로그

새벽 여섯 시 즈음에 호텔을 나와 어두컴컴한 골목길을 지나 서귀포 칠십리 공원 앞에서 여명이 밝아오는 황홀한 문섬에 홀딱 반합니다.그리고, 서귀포항 여객터미널을 지나 새연교를 지나 아직도 어둠이 짙게 깔린 새섬에서 보목포구 앞 섶섬 옆으로 떠오르는 아침해와 인사합니다.두 시간 정도의 아침 산책 후, 가성비 괜찮은 호텔의 조식 뷔페를 즐기고 오늘의 일정을 시작합니다.작년 이맘때 방문했었던 서귀포 추억의 숲길을 지나고 곧바로 서귀포 치유의 숲을 지나 돌오름 입구와 서귀포 자연휴양림을 지나서야 첫 번째 목적지인 1100 고지에 도착합니다. 단풍은 거의 찾아볼 수 없었지만, 눈이 시리도록 파란 하늘 아래 한라산이 또렷하게 한눈에 들어오는 선물을 받습니다. 빠르게 생태탐방로를 한 바퀴 돌고 다음 목적지인 사려니숲..

제주도 이야기 2023.10.31

강정해오름노을길의 추억

2023. 06. 15. 우연히 사진첩을 뒤적이다 두 달 전 쫓기듯 제주를 탈출하다시피 김포공항도 아닌 청주공항을 통해 집으로 돌아와야 했던 숨 가빴던 초여름 강정포구의 '강정해오름노을길'에서 운 좋게 해돋이를 만났던 하지(夏至)를 엿새 남긴 흰새벽의 기억들이 조각 맞춤을 합니다.코로나 펜더믹이 끝나고, 가성비 좋은 동남아로 관광객이 몰리면서, 현저히 줄어든 제주와 김포를 오가는 항공편 때문에 일정에 맞는 항공편을 이용하기가 쉽지가 않은 터라 어쩔 수 없이 수국과 산철쭉을 볼 예정으로 제주행 항공권을 겨우 예매하고, 돌아오는 제주발 김포행 항공권은 제주에서 수시로 확인해서 복잡한 주말을 피해 목요일(6월 15일) 늦은 오후 내지는 밤 시간 항공편을 이용할 요량으로 무작정 3박 4일 일정으로 여행을 감행했..

제주도 이야기 2023.08.19

겨울을 부르는 강정포구의 저녁풍경

2022. 11. 13. 해양의 기후가 변화무쌍한줄은 익히 알고 있었지만, 흐렸다 개였다 종잡을수 없는 저녁무렵 강정포구의 바다와 하늘과 구름과 태양은 잠시도 가만 있지를 못하고, 몸을 가눌수 조차 없는 강풍에 밀리지 않으려고 안간힘을 쓰면서도 옅은 구름을 뚫고 비추는 빛줄기가 빛기둥이 되어 파도치는 바다위에 붉은 색감을 얹어주니, 어느 천재화가가 구현한 태초의 천지창조 그림이 현실로 나타난 느낌이 바로 이런 느낌이 아닐까 싶습니다. 저녁노을에 물든 한라산 윗세오름의 북벽과 남벽이 한눈에 들어오는, 강정포구의 겨울같은 가을은 입동(立冬)이 지난지 엿세가 지났으니, 비록 기온은 영상을 유지한다해도, 살을 에는 듯한 강풍을 맞닥뜨리고나니, 겨울의 문턱을 넘어섰음을 인정하지 않을수가 없었습니다. 해안의 나무기..

제주도 이야기 2022.11.2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