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2. 01. 21.
인제 원대리 자작나무숲(150km 남짓한 길)으로 가기 위해 새벽6시에 출발해서 오전 9시 조금 지난 시간에 도착했다.
부랴부랴 장비 챙겨서 10km 남짓한 숲길에서 5시간 가까이 행복을 만끽했다. 사람들의 발길이 닿지않는 산의 정상에서는 입김 때문에 안경을 벗고 걷다가 마스크 까지 슬그머니 벗고 맑은 공기를 폐부 깊숙히 호흡하며 세상 다 가진듯 뿌듯해하는 행복한 마음을 아는 사람들은 다 알고 있지 않을까 싶다.
과히 눈도 부시지 않고, 그렇다고 구름에 가려서 희미하지도 않은 밝고 예쁜 해가 기분좋게 만드는 멋진 날이었다.
이틀전 눈이 내려 대기는 깨끗했고, 서쪽 지역의 나쁜 미세먼지도 없는 탐방하기에 안성맞춤인 숲길에, 자외선도 약한 해까지 반겨주니 금상첨화가 따로없는 완전 행복한 하루였다.
하늘색이 이렇게 아름다워도 되는걸까?
나무는 빼놓고, 하늘만 찍고 싶었지만, 그래도 하늘만 찍기에는 뭔가 궁합이 맞지않는것 같아 고개를 바짝 뒤로 젖히고 하늘을 찍노라니, 하늘 위로 튕겨져 올라가고 싶은 욕망이 꾸물꾸물 올라온다.
그래서 몸은 그대로 놔두고 부풀대로 부푼 마음을 한줌 꺼내어 하늘 위로 힘껏 던져버렸다.
아무도 관심 갖지않는 자작나무숲의 그저 그런 식물들이 왠지 쓸쓸해 보인다.
일등만 기억하는 인간사회와 마찬가지로 자작나무숲 에서도 자작나무들만 스포트라이트를 받고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 이외의 식물들은 알아봐 주는 눈이 없어도 스스로 알아서 잘 자라고 있다. 뭐라고 딱히 설명할 수는 없지만 그들과 살짝 동질감이 느껴지는 반가운 마음에 몽땅 사진으로 담아왔다.
가을과 겨울이 앞서거니 뒷서거니, 인간의 탐욕에 응답하는 지구온난화와 감당하기 힘든 기상이변의 혼돈 속에서도 가을시계는 정오를 바삐 지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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