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이야기

칠월을 떠나 보내는 나의 斷想

Chipmunk1 2019. 7. 31. 03:10

 

희비가 교차되었던 칠월의 마지막 날이 여명을 타고 시나브로 내려온다.

 

안타까운 마음에 같이 아파하고,

똑 같은 넋두리를 수도없이 늦은 밤까지 들어 주어야했던......,

 

반면에 기대하지 못했던 겹경사도 있었다.

 

우산장사 아들과 나막신 장사 아들을 둔 어머니의 심정을 헤아려봤다.

 

대 놓고 좋아할 수도 슬퍼할수도 없는 애매한 시간들로 점철된 칠월이었다.

 

썰물처럼 빠져나간 무리들과 그 수만큼 밀려들어온 천애의 벌거숭이들.

 

혼자 전전긍긍 동분서주해야했던 칠월이 서서히 막을 내리려한다.

 

만남의 기쁨 보다는 헤어지는 아쉬움이 더 크다는 현실 앞에서,

식욕 마저도 최악인 칠월을 시원섭섭하게 보낸다.

 

잘 돼서 떠나는 뒷모습에서 풍기는 대견스러움만 있는것이 아니라,

기약없는 성공을 막연하게 바라보며 떠나는 뒷모습은 짠하기 그지없었다.

 

자식 중에는 아픈 손가락 같은 존재들이 있는 법인데,

내 손으로 그 아픈 손가락을 잘라내 버려야하는 심정이 참으로 곤욕스러웠다.

 

여기서 만큼은 적자생존을 이야기 하고 싶지 않았지만,

사람사는 이치가 태초부터 그렇게 이어져 오지 않았던가?

 

꼴찌에게 박수를 보내는 심정으로 복잡한 심사를 다잡아 보려 하지만,

 

아마도 폭염 때문이 아닌, 동시에 겪었던 희비의 쌍곡선이 내 심신의 균형을 무너뜨려서 2주째 이곳 타향의 음식이 내 입맛에 맞지 않는다는 푸념만 늘어놓고 있는건지도 모르겠다.

 

하기사, 내게는 너무나도 잔인하고 아픈 기억이 많은 칠월이 아니었던가?

 

내 형님과 부모님을 졸지에 데려갔고, 이번 칠월에는 지켜주고 싶었던 아픈 손가락 몇개를 내 손으로 끊어내는 고통스러운 결단을 내려야했던, 내겐 유독 힘든 기억이 많은 잔인하고 아픈 칠월을 이제 담담히 추억의 저 편으로 떠나 보내려한다....마음 같아선, 열두달 중에서 칠월이 다시는 내 앞에 돌아오지 못하도록 영구 결월로 만들면 어떨까 하는 어이없는 생각으로 칠월 마지막날 나의 짧은 넋두리에 마침표를 찍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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