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3대 오페라 하우스 이면서, 유럽의 3대 오페라 하우스로 명성이 자자한 비엔나의 오페라하우스를 찾아, 버스와 트램과 또 트램을 갈아 타고 아침 열시쯤 오페라하우스 앞에 도착했다.
웅장하고 고풍스런, 소위 오페라하우스라 불리는 이곳의 공식 명칭은 "빈 국립 오페라 극장"이다.
건물 중앙 위에 보일듯 말듯 1888이란 숫자는, 아마도 유럽 사람들이 건물을 짓고 완공년도를 우리(우리는 보통 건물의 주춧돌에 해당하는 부분, 즉 건물의 아랫부분에 완공일시를 표기)와는 다르게 건물의 벽 위쪽이나 지붕근처에 표기하는 전통에서 비롯된 것으로 추정해 볼때, 지금으로 부터 약 130년 전에 지은 건물임에 틀림없다.
물론, 1,2차 세계대전을 겪으면서 건축당시의 모습을 원형 그대로 유지하고 있지는 않겠지만, 아직 까지 오페라하우스로 사용되고 있음에 놀라지 않을 수 없었다.
지금도 노후화된 건물 외벽이며 내부 수리로 건물의 안팎이 공사판이 되고 있있다.
암표 장사들이 접근해 왔지만, 쳐다도 안 보고 몇블럭 떨어진 박물관 타운인 MQ로 기수를 돌렸다.
합스부르크 왕궁과 큰 길 하나를 사이에 두고 있는 박물관거리는 박물관이 궁전인지, 궁전이 박물관인지 분간하기도 쉽지 않아 보였다.
마리아 테레시아 왕비의 궁전(이 또한 지금은 미술사 박물관이 되어 있다)과 마주보고 있는 비슷한 모습의 자연사박물관이 궁전인지 박물관인지 분간 하기가 쉽지 않았을 뿐만 아니라,
신왕궁 오른쪽 끄트머리도 이제는 박물관이 되어 있었다.
신왕궁을 지나 합스부르크 왕궁으로 들어서니, 카이저 동상을 한쪽 가운데 두고, 한 건물로 연결된 거대한 왕궁의 규모가, 당시 합스부르크 왕조가 얼마나 대단한 힘을 지닌 왕정국가 였는지를 가늠케 하는 바로미터가 되어 주기에 충분했다.
갑자기 찾아온 시장기에 쪽갈비로 유명하다는 슈테판 대성당 근처의 "RIBS"라는 지하식당에 예약도 없이 찾아 들어갔다.
12시 부터 영업을 시작해서 원료가 떨어지면 문을 닫는다는 소문에 12시가 되자마자 들어 갔지만, 이미 빈 테이블이 없었고, 예약을 안했다고하니, 매니저가 난감한 표정으로 1시간 반 동안 먹는다는 조건으로 식당 메인홀 뒤 구석진 별실로 안내했다.
식당입구 입간판에 1미터 쪽갈비가 단돈 15.90유로(한화 2만원 정도)라고 적어 놓은 걸 입증이라도 하듯, 잘 구어진 길이 30cm 정도되는 쪽갈비가 3단으로 쌓여 테이블에 올려졌다.
호기있게 갈비 한대씩 잘라, 혹시 뼈에 살코기 남길까 알뜰하게 정리해 나갔지만, 오래지 않아 대충 먹고 살이 붙은 갈비도 뼈 담는 그릇에 옮겼다. ㅎㅎ
흑맥주와 먹는 쪽갈비는 지금 까지 먹어봤던 쪽갈비중 최고중의 최고였다.
하지만, 마지막 쪽갈비 한단을 먹을 때는 꾸역꾸역이라는 표현이 딱 맞을 정도였다.
옆 테이블의 노인과 아들인듯한 남자는 쪽갈비 한개를 시켜서 둘이 맛있게 손가락 까지 쪽쪽 빨면서 먹고 계산하고 나갔고, 그자리에 들어온 중국여성 둘은 1미터 쪽갈비 두개를 주문했지만, 웨이터의 친절한 안내로 미니사이즈 두개로 바꿔 주문했다.
우리도 큰거 하나면 충분했을걸, 미니사이즈가 메뉴에 있는지도 모르고, 1미터 쪽갈비에만 정신을 팔다가, 엄청 과식을 하고는 저녁도 못 먹고 그냥 잠자리에 들었다.
소화 시키고 저녁을 먹으려고, 벨레데레 궁전에 가서 두시간을 걸었지만, 쪽갈비 1미터는 위장속에 그대로 가득한 듯 했다.
잔뜩 폭식을 하고나니, 달달한 뭔가가 당기는 아이러니를 어쩌지 못해, 디저트로 젤라토라 부르고 아이스크림이라고 먹는 이태리 스타일 아이스크림 두 덩이를 컵에 받아 맛있게 슈테판 대성당 광장에 서서 음미했다.
배도 꺼칠겸, 바로 옆의 슈테판 대성당의 탑에 있는 50미터 높이의 전망대에 5유로를 지불하고, 엘리베이터를 타고 올라갔다.
온퉁 철망을 쳐놔서 바깥 전경이 깝깝했다.
그래서, 셀카봉을 철망 밖으로 내 놓은 채로 비엔나 시가지를 짧게나마 철망 밖에서 촬영했다.
그리고, 33도를 넘나드는 폭염으로 지친 몸에게 휴식도 줄겸, 호텔로 돌아와, 한시간 정도 늘어지게 낮잠을 자고, 19층 사우나에 올라가서 건식습식을 반복하는 전통유럽 사우나로 땀을 빼고 벨베데레 궁전으로 향했다. 버스와 트램을 갈아타고서.....
벨베데레 궁전은 사보이 왕가 오이겐 왕자의 여름 궁전이다. 그래서 그런지 왕의 여름 궁전인 쉔부른 궁전에 비해 규모나 정원의 크기에서 많이 차이가 나는듯 싶었다.
벨베데레 궁전은 약 500미터 정도의 거리를 두고 상궁과 하궁 으로 나뉘어져 있었다.
상궁은 1955년 5월 미국, 영국, 프랑스, 소련 4개국의 외무 장관 이 모여 오스트리아의 자유와 독립을 부여한 조약을 체결한 장소 로 유명하며, 합스부르크 왕가의 마지막 황태자였던 페르디난트가 잠시 거주한 곳이기도 하다.
하궁은 오이겐 왕자의 별궁으로, 궁전앞의 아기자기한 정원과 여덟여신들이 함께 있어 별궁을 향기나게 해주는듯 싶었다.
특히, 정원에 도열해 있는 여덟 여신들의 미모에 반해, 잠시 피그말리온이 되고 싶었을 정도였다.ㅎㅎ
9시가 조금 되기 전에 벨베데레 궁전을 빠져나와, 아직도 고프지 않은 배를 원망하며, 왔던 역순으로 D라인 트램을 타고, 69A 버스로 환승해서 호텔에 열시가 다 되어 도착했다.
이렇게 비엔나에서의 3일째 밤은 하릴없이 깊어만 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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