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어둠이 걷히고 상쾌한 아침 공기가 피어오르는 길을 걷다 보면, 마음에 은은한 등불을 켜주는 작은 만남들을 마주하곤 합니다.
오늘 아침 눈길을 사로잡은 것은 푸르른 잎사귀 사이로 조용히 고개를 숙이고 있는 고운 꽃이었습니다. 붉은 비단으로 접어 만든 듯한 오목한 꽃받침 아래, 살포시 노란 꽃잎을 드러낸 모습이 흡사 조선 시대 잔칫날 길을 밝히던 청사초롱을 꼭 닮았습니다.
이 고풍스러운 자태를 지닌 꽃의 이름은 '아부틸론(Abutilon)'.
우리네 정서와 맞닿은 그 모양새 덕분에 많은 이들에게 '청사초롱꽃'이라는 정겨운 이름으로 더 자주 불리곤 합니다.

자세히 들여다보니 신비로움이 더해집니다. 위쪽의 강렬한 붉은빛은 꽃잎이 아닌 꽃을 보호하는 꽃받침이고, 그 안에서 수줍게 피어난 노란 부분이 진짜 꽃잎입니다. 붉은 등잔 밑에서 노란 불빛이 은은하게 새어 나오는 듯한 색의 대비가 참으로 오묘하고 아름답습니다.

아부틸론의 꽃말은 '경사(慶事)', 그리고 '당신을 영원히 사랑합니다'라고 합니다.
좋은 소식을 전하듯 초록빛 들판 위에 빨갛고 노란 등불을 연달아 켜놓은 모습을 보고 있자니, 오늘 하루 누군가에게 기쁜 소식이 찾아올 것만 같은 설렘이 번집니다.

자연이 걸어둔 작은 청사초롱 불빛을 마음속에 가만히 담아봅니다. 오늘 걸어가는 길마다 따스한 온기와 소소한 행복의 불빛이 함께하기를 바라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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