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6. 07. 19.

매일 걷는 익숙한 산책길이지만, 계절은 늘 뜻밖의 선물을 준비해 둡니다.
요즘 흔히 보던 수수한 주황빛 야생 원추리와는 전혀 다른 화려한 자태의 꽃들이 시선을 사로잡았습니다.
서양에서 '데이릴리(Daylily)'라 불리는 원예종 원추리(헤메로카리스)들입니다.
눈길이 머문 꽃들은 저마다 독특한 드레스를 입고 있습니다.

부드러운 살구색 꽃잎 중앙에 짙은 진홍색 테두리가 선명하게 물들어 있습니다. 꽃잎 가장자리에 잡힌 잔물결 같은 프릴은 마치 우아한 무용수의 드레스 자락을 닮았습니다.

샛노란 바탕에 강렬한 태양빛 붉은 눈(Eyezone)을 품은 녀석은 멀리서도 존재감이 확실합니다. 도톰하고 넓은 꽃잎이 여름의 에너지를 그대로 머금은 듯합니다.
원추리는 아침에 피었다가 저녁이면 서둘러지는 '하루살이 꽃'입니다.

그 짧은 생이 아쉬울 법도 한데, 긴 꽃대마다 품은 봉오리들이 차례로 고개를 들며 여름 내내 공간을 화사하게 채워갑니다.
오늘 가장 아름다운 순간을 선물하고 미련 없이 떠나는 그 모습이 어쩐지 더 애틋하고 아름답게 다가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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