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름 이야기

정평천 흐르는 물을 바라보는 루드베키아(원추천인국)

Chipmunk1 2026. 7. 14. 14:49

​한동안 바짝 말라 속살을 드러냈던 정평천이 다시금 가득 차올라 힘차게 흘러가는 물소리가 냇가에 기분 좋은 생기를 불어넣고 있습니다.

​세차게 흐르는 물결 곁에서, 정평천을 향해 고개를 살짝 숙인 채 피어난 루드베키아(원추천인국)가 흘러가는 물을 그윽한 눈빛으로 가만히 바라보는 듯한 모습이 참으로 한가롭고 평온해 보입니다.

​가까이 다가가 찬찬히 들여다본 꽃잎은 여름날의 태양을 닮아 눈이 부십니다.

짙은 갈색의 중심부에서 시작해 붉은빛을 머금은 주황색으로, 다시 싱그러운 노란색으로 뻗어 나가는 깃털 같은 꽃잎들이 물가에 핀 한 송이 작은 불꽃같습니다. 꽃잎 아래로 고개를 내민 강아지풀조차도 그 다정하고 그윽한 시선에 동참하듯 냇가로 향해 있네요.

​서두르는 법 없이 제자리를 지키며, 그저 흘러가는 물길에 온전히 마음을 맡긴 루드베키아의 여유.

세차게 쏟아진 비로 한바탕 소란스러웠을 하천 한쪽에서 이토록 고요하고 평화로운 침묵을 만날 수 있다는 것이 산책길의 진정한 묘미가 아닐까 싶습니다.

​바쁘게만 흘러가는 일상 속에서 잠시 걸음을 멈추고, 이 붉고 노란 꽃들처럼 흐르는 계절을 그저 묵묵히, 그리고 따스한 눈길로 바라볼 수 있는 마음의 여백을 배워갑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