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름 이야기

​장마를 견뎌낸 꼿꼿한 자태, 우리 꽃 무궁화를 담다

Chipmunk1 2026. 7. 12. 18:26

며칠 전 세차게 비가 내리던 아침과, 장마가 잠시 물러가고 맑게 개인 오늘 아침. 같은 자리에서 묵묵히 피고 지는 무궁화의 대조적인 아름다움을 카메라에 담아봅니다.

모진 비바람을 견디며 보석을 품은 모습과, 언제 그랬냐는 듯 맑은 얼굴로 해를 맞이하는 두 가지 자태가 참 많은 생각을 트이게 합니다.

비가 내리는 아침, 빗속에서 마주한 무궁화는 눈물인 듯 보석인 듯 투명한 물방울을 가득 머금고 있습니다.

꽃잎의 섬세한 결을 따라 송골송골 맺힌 빗방울들이 마치 정성스레 세공한 유리 보석처럼 빛을 발합니다. 물기를 머금어 살짝 무게감이 실린 연분홍 꽃잎과, 그로 인해 한층 더 짙고 애틋해진 중심부의 붉은 단심이 묘한 신비로움을 자아냅니다.

거친 빗줄기 속에서도 꺾이지 않고 대지의 호흡을 그대로 품어내는 청초한 생명력이 가슴을 잔잔하게 울립니다.

맑게 갠 아침, 다시 찾은 길가에는 물기가 완전히 걷힌 보송보송한 무궁화가 반갑게 맞아줍니다.

물방울이 사라진 꽃잎은 부드러운 실크나 고운 수채화 종이 같은 본연의 질감을 투명하게 드러냅니다. 파란 하늘과 초록 잎새를 배경으로 방해물 없이 탁 트인 자태가 무척이나 당당하고 기품 있어 보입니다.

연분홍빛과 강렬한 붉은빛의 선명한 대조는 우리 꽃 특유의 깔끔하고 단단한 매력을 여실히 보여줍니다.

세찬 비를 묵묵히 견뎌내며 물방울을 품은 무궁화가 있기에, 오늘 아침 눈부신 햇살을 받는 무궁화가 더욱 대견하고 아름답게 다가옵니다.

우리네 삶도 세차게 흔들리는 장맛비를 지나고 나면, 이토록 단단하고 맑은 얼굴로 피어날 날이 오리라 믿어봅니다. 아침 산책길에 인사를 건네오던 무궁화의 당당한 기운 덕분에, 늦은 오후인 지금도 마음 한구석에 싱그러운 여운이 가득 남아있습니다.

휴일 나머지 시간, 모두 무궁화처럼 화사하고 평온하게 마무리하시길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