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아침 이슬 머금은 연지 가장자리, 진흙 속에서 군자의 기품으로 피어난 홍련과 울타리를 넘어 정겹게 고개를 내민 호박꽃이 소곤소곤 이야기를 나눕니다.
호박꽃 :
"와, 넌 정말 눈이 부실 정도로 화려하고 고우니 참 부럽다. 그 깊고 진한 빛깔은 어디서 온 거니?"
홍련 :
"그렇게 봐주니 고마워. 하지만 난 네 포근하고 넉넉한 노란빛이 참 따뜻해 보였는걸. 우린 저마다 다른 빛깔로 이 세상을 밝히고 있는 거야."
호박꽃 :
"난 늘 울타리 밑에만 있어서 평범하다고 생각했는데, 네 말을 들으니 내 노란빛도 다시 보게 돼. 넌 참 마음까지 고귀하구나."
홍련 :
"고귀함이 따로 있겠어? 진흙 속에서 피어난 나나, 넝쿨을 뻗어 결실을 맺는 너나 모두 소중한 생명인걸. 서로 다른 아름다움을 품고 있을 뿐이지."
호박꽃 :
"맞아, 세상에 소중하지 않은 꽃은 없는데 내가 잠시 잊었나 봐. 곁에 서서 네 향기를 맡을 수 있어 참 기뻐."
홍련 :
"나도 외롭지 않게 곁을 지켜주는 네가 있어 든든해. 우리 이 여름이 다 갈 때까지, 함께 예쁘게 피어있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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