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오월의 한가운데, 전주수목원 장미원은 저마다의 향기와 색을 뽐내는 장미들로 가득 차 있었습니다. 그 수많은 화려함 속에서도 유독 발걸음을 멈추게 하는 존재가 있었습니다. 이름마저 묵직한 영국 장미, '써 존 벳자민'입니다.

인위적으로 빚어낸 듯 정교하게 겹쳐진 진홍빛 꽃잎들은 마치 뜨거운 심장이 살아 꿈틀거리는 것처럼 강렬합니다. 갓 피어난 꽃망울은 수줍은 듯 단단하게 뭉쳐 있다가, 이내 오월의 햇살을 받으며 단단했던 빗장을 풀고 붉은 파도처럼 피어나더군요.

화려하게 만개한 장미도 아름답지만, 그 곁에서 묵묵히 차례를 기다리는 초록빛 꽃봉오리들이 있어 장미의 붉은 빛이 더욱 돋보이는지도 모르겠습니다. 초록의 숲을 배경으로 피어난 이 붉은 영혼들을 카메라 렌즈에 담는 동안, 마음속 가두어 두었던 열정 또한 오월의 햇살 아래 함께 피어나는 듯했습니다.

"오월의 푸른 기운 장미원에 가득한데
겹겹이 쌓인 마음 붉은 빛 복받쳐서
꽃봉오리 빗장 풀고서 온 세상에 퍼지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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