봄 이야기

봄바람에 흔들려도, 기어이 붉은 꿈을 꾸는 뱀딸기 꽃

Chipmunk1 2026. 4. 26. 13:53

​오늘 아침 산책길, 낮게 엎드린 풀숲 사이에서 수줍게 고개를 내민 뱀딸기 꽃을 만났습니다.

​유난히 가볍게 살랑이는 봄바람에도 노란 꽃잎이 속절없이 하나둘 떨어지는 모습이 참 여리고 애틋하더군요. 온전한 꽃송이 하나를 찾으려 허리를 숙이고 한참을 들여다보았습니다.

누군가는 무심코 지나칠 작은 존재지만, 제 렌즈 속에 들어온 녀석은 그 어느 봄꽃보다 찬란한 황금빛 태양을 품고 있었습니다.

​문득 자연의 신비로움에 마음이 머뭅니다. 저렇게 가냘픈 꽃잎이 지고 나면, 그 자리엔 언제 그랬냐는 듯 탐스럽고 붉은 열매가 맺히겠지요. 꽃은 비록 작고 내성적이나, 그 결실은 누구보다 강렬하고 풍성합니다.

​우리네 삶도 이와 닮아 있지 않을까요? 지금 당장은 바람에 흔들리고 조금은 위태로워 보일지라도, 묵묵히 제 자리를 지키다 보면 머지않아 붉은 열매 같은 결실의 계절이 찾아올 것입니다.

​오늘도 땀방울 섞인 걸음 끝에 만난 이 작은 생명이 제게 말을 건네는 듯합니다.

"흔들려도 괜찮다, 곧 붉게 익어갈 테니까."

그 다정한 위로를 사진에 담아 여러분과 나눕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