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행 이야기

​내장사 대웅전, 인고의 문양

Chipmunk1 2026. 3. 25. 09:00

재만 남았던 내장산 자락 굽이길에
상처 입은 땅을 딛고 다시 기둥을 세웠습니다
단단한 목재들 서로 어깨를 맞대니
비로소 고요한 법당의 뼈대가 놓였습니다

화려한 단청의 예복은 잠시 미뤄두고
생나무의 몸을 산바람에 온전히 맡깁니다
속살 깊은 눈물을 햇살에 바짝 말려야
다시는 흔들리지 않을 세월을 버텨내기에

무늬 없는 나무는 산의 빛깔을 닮아가고
비어 있는 서까래는 하늘을 먼저 모십니다
다 마른 뒤에야 오색 빛을 허락하겠다는
그 지극한 기다림이 앞마당에 가득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