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밤을 환하게 밝혀준다는 야광나무 꽃
주로 북한땅 평안도와 함경도 일대의
백두대간에 뿌리를 내리고 자생한다
봄비를 맞으며 다섯 개의 꽃잎을 갖고
네 개 꽃잎의 고광나무와 구별되지만
나는 아직도 꽃잎 개수로 널 알아본다

새하얀 눈이 쏟아지는 듯 하늘을 덮고
살아생전 북녘의 고향땅이 그립다던
아버지가 하염없이 바라보던 하얀 꽃
야광나무도 고광나무도 북쪽이 고향
야광나무가 활짝 핀 봄 속의 북녘하늘
깜깜한 온밤을 온화하게 밝혀주려나

사선을 건너 목숨 걸고 찾아온 새터민
요즘은 그들의 너튜브를 보고 웃기도
울기도 하며 나의 어린 시절 떠올린다
어린 시절은 후진국에서 시작했지만
이제는 조금 부족해도 많이 풍족해진
삶 속에서 새터민을 보며 위로받는다
야광나무 꽃을 보면서 세상의 낮은 곳
아직 헐벗고 굶주리고 암울하기만 한
생활고에 내팽개친 지구촌의 이웃들
그들에게 쌀을 실어 보낸다는 소식에
가물가물해진 어린 시절을 떠올리곤
환한 꽃 보며 이기적인 행복을 찾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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