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3. 08. 06.
키가 작은 왜성형(矮性型)의 백단심(白丹芯) 홑꽃인 애기무궁화가 어엿하게 안동무궁화로 세상에 알려진 지도 여러 해가 지났지만, 안동 민속박물관 옆 민속촌 입구의 무궁화동산 한반도 모형의 정원에 심 궈진 묘목들이 작년이나 올해나 키는 비슷하고 꽃도 앙증맞게 허리를 숙이고 눈에 불을 켜야 겨우 찾을 수 있지만 언제나 변함없는 깜찍한 모습으로 나그네를 반겨줍니다.
민속촌에서 월영교를 건너 월영공원에는 월영교를 흐르는 안동댐을 내려다보고 있는 조금 성장이 빠른 애기(안동)무궁화가 폭염 속에서 서른여섯 시간의 개화시간에 걸맞게 바람개비처럼 시원한 바람을 간간히 불러옵니다.
무궁화동산의 애기무궁화보다는 송이가 조금 더 커 보이는 안동무궁화가 제법 다 자란 듯싶은 나무에 옹골지게 매달려서 한여름의 안동댐 월영교 주변을 안동스럽게 꾸며줍니다.
세속에 때 묻지 않은 깨끗한 선비의 춤사위가 엿보이는 여름 모시한복을 차려입고 갓은 벗은 채로 작렬하는 뙤약볕 아래 상기된 발그스레한 볼이 한층 돋보이는 애기(안동)무궁화가 유난히 사랑스럽습니다.
이렇게 또 여름이 지나고 가을과 함께 떠나갈 애기(안동)무궁화가 무탈하게 겨울을 견뎌내고 따스한 내년 봄에 다시금 새잎이 나고 앙증맞은 꽃과 다시 만날 설렘으로 막바지 폭염을 보내면서, 노심초사하는 두려움과 근심 걱정으로 태풍을 맞닥뜨리지만, 잠시나마 비로 시원한 위로를 받는 오후를 보냅니다.
'꽃 이야기' 카테고리의 다른 글
물무궁화/단풍잎부용/단풍잎촉규화(蜀葵花)가 뜨거운 여름을 시원하게 만듭니다 (12) | 2023.08.13 |
---|---|
배롱나무 꽃이 만개한 병산서원의 여름 풍경 (8) | 2023.08.11 |
또 다른 여름꽃 누리장나무에 꽃이 피었습니다 (4) | 2023.08.05 |
폭염 속의 무궁화 (10) | 2023.08.04 |
폭염 속에서도 당당한 (털)부처꽃을 보면서 막바지 폭염을 견뎌 봅니다 (4) | 2023.08.03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