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질녘 2

소천지의 해질녘, 해넘이

2025. 03. 17.작은 천지(小天池)가 있는 서귀포 보목동 바다는 꽃샘추위의 원흉이 된 강풍으로 말미암아 설산 한라의 데칼코마니마저도 잔잔한 파문으로 보일 듯 말 듯 삼켜버리고, 나그네는 강풍에 몸을 맡긴 채로 윤슬이 점점 짙어지는 소천지에서 한 시간여 무료하게 해넘이를 기다립니다.강풍의 도움인지, 구름이 오래 머물지 못하는 하늘은 푸르름이 가을 못지않고, 문이 닫히면 또 다른 문이 열리듯이 먹구름의 훼방 없이 오랜만에 완벽한 해넘이를 볼 수도 있겠다는 기대감을 높이면서 소천지에서 구름이 완전히 벗겨져 선명하게 바라보이는 설산 한라의 백록담 남벽이 오늘따라 오묘하게 눈에 들어옵니다.피그말리온의 간절함이 돌을 깎아 만든 여인상에 생명을 불어넣었듯이, 새봄을 기다리는 간절함에 응답하기 위해, 하늘이 봄..

제주도 이야기 2025.03.24

중문색달해변의 겨울풍경

2024. 12. 18.열대지방의 이국적인 분위기가 물씬 묻어나는 중문색달해수욕장은 해변의 모래들이 흑색·백색·적색· 회색을 띠고 있고, 활처럼 굽은 모래사장과 ‘진모살 ’로 불리는 모래가 특히 볼만한데, 네 가지 색을 띤 모래와 제주도 특유의 검은 돌이 조화를 이루고 있는 중문색달해변(해수욕장)은 또한 사철 서핑을 즐기는 서핑의 성지로도 유명한 해변입니다.또한, 중문색달해변은 올레길 8코스를 걷던 아련한 추억이 함께하는 곳이기도 합니다.갑자기 쌀쌀해진 기온 때문인지, 해변은 비교적 한산하고, 검은 구름 틈 사이에서 쏟아져 내리는 태양의 강렬한 빛줄기가 겨울바다를 아름답게 꾸며줍니다.그럼에도 불구하고, 친구들과 맨발로 파도를 따라 깔깔 웃으며, 스마트폰을 모래밭에 세워놓고 동영상을 찍으며 자연스럽게 바다..

제주도 이야기 2024.12.2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