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릿대 3

살면서 종종 빗나가는 예상 (한라산 윗세오름 산철쭉)

2024. 06. 11.작년보다 이틀 먼저 윗세오름에 오른 까닭은 작년보다 많은 산철쭉을 보기 위함이었는데, 산철쭉은 거의 눈에 띄지 않습니다. 천지 만물이 곤하게 잠든 흰새벽에 여명과 함께 자동차로 1100 고지를 넘어 어리목 탐방로 입구를 필두로 해발 1500 미터 지점의 만세동산에서 울긋불긋 산철쭉을 만나보리라는 지난 1년간의 기다림이 허망했지만, 살면서 자주 예상은 종종 빗나가기 쉽다는, 아니, 예산과 실적을 분석하면서 틀리기 위해 예산을 수립한다는 이율배반적인 자기 위로에 익숙해졌는지, 내년에는 5월 말쯤 와야겠다는 다짐으로 새로운 일 년 후 계획을 수립해 봅니다.심지어는 남벽 분기점에도 조릿대 틈바구니에서 산철쭉이 한두 송이 보일까 말까 하는 현상에 대해 누군가 조릿대가 산철쭉을 다잡아먹었다고..

제주도 이야기 2024.06.16

한라산 윗세오름의 봄 풍경

2023. 03. 22.반신반의 어제저녁부터 갑자기 바뀐 일기예보를 보고 이리 해석하고 저리 해석하다가 이른 새벽잠에서 깨어 여섯 시를 앞두고 영실탐방로 입구를 향해 달렸다변화무쌍한 한라산의 기상변화에 대비하고자 우비를 배낭에 넣고, 편의점에 들러 열량 높은 음료와 간식도 배낭에 챙겨 넣고 '영실(靈室) 해발 1280 m' 표지석과 탐방로 입구를 통과해서 오매불망 윗세오름을 향했다지난 1월 초, 제주공항에 도착하자마자 렌터카를 받아 눈 덮인 1100로를 달려 영실탐방로 입구에 도착했으나, 오후 2시 5분, 불과 5분 차이로 영실탐방로가 폐쇄되어, 하릴없이 1100 고지 탐방로로 대신하고자 하는 맘으로 어렵게 1100 고지 주차장에 도착했지만, 폭설로 탐방로 입구는 임시로 폐쇄되어 있어, 한라산 방랑자가 ..

제주도 이야기 2023.04.08

눈덮인 사려니숲길에서, 사려니숲길의 四季節을 되새김질 하는 나의 단상(斷想)

2023. 01. 07. 사려니숲길을 처음 알게 된 것은 17코스를 시작으로 올레길 첫 번째 완주 중에 추자도를 포함해서 서너 개 코스를 남겨둔 2016년 3월 어느 날, 봄비는 내리고, 비 맞으며 걷는 건 아닌 듯싶어 남원의 게스트하우스에서 머물던 중, 머잖은 곳에 우산을 쓰고도 걷기 좋은 숲길이 있다 하여 무작정 버스를 타고 갔었던 곳이 바로 사려니숲길이었고, 그렇게 봄비 내리는 날 사려니숲길과 첫 인연을 맺은 이래로 계절이 바뀔 때면 으레 찾게 되는 곳이 되었습니다. 2009년 이전까지만 해도 사려니숲길은 자동차가 다니던 운치 있는 한라산에 즐비한 도로 중의 하나였지만, 2002년도에 유네스코가 지정한 제주 생물권 보전지역(Biosphere Resev)이 되면서 자연 그대로의 숲길을 보존해야 한다는..

제주도 이야기 2023.01.1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