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채꽃 16

휴애리의 겨울풍경

2024. 12. 16.제주도 서귀포시 남원읍 신례동로 256에 소재한 휴애리의 공식 명칭은 휴애리자연생활공원이지만, 보통은 휴애리라 불립니다.봄에는 유채꽃, 여름엔 수국, 가을엔 핑크뮬리, 그리고 겨울엔 동백꽃이 아름다운 사랑과 휴식이 함께 한다는 휴애리에는 유채꽃과 수국과 동백에 가려진, 서향과 꽃양배추, 란타나까지 계절마다 다양한 꽃들이 반겨주는 마치 지상의 낙원 같은 곳이 아닌가 싶기에, 금년에도 1월, 3월, 6월에 이어 네 번째 방문합니다.지난달 말 내장사 관음전 앞에 피어있던 서향이 생각나서 혹시나, 초입의 연못 주변에 서향이 폈을까 살짝 기대했지만, 아직 서향은 필 생각도 않는 듯, 씩씩하게 동백꽃길이 반겨주는 언덕으로 올라갑니다.길 양쪽에 도열한 웅장한 동백나무에는 빨간 동백꽃이 어서 오..

제주도 이야기 2024.12.22

전북고창 학원농장 청보리밭

2024. 05. 02.전북고창 공음소재 학원농장 청보리밭 유채꽃이 지나가고 청보리가 익어간다축제기간 한가운데 버스킹도 한몫하고 시끌벅적 평일에도 청보리밭 사잇길과 청보리가 익어가는 연두빛깔 들판에는 넘쳐나는 인파들로 황톳길은 인산인해엄동설한 뿌린씨가 신통방통 열매맺고 익어가는 청보리가 봄바람에 휘청이니 수확앞둔 오월보리 고개숙여 겸손모드찌를듯이 하늘향해 고추세운 보리머리 미성숙한 중생들의 오만방자 도발인가 청보리도 봄지나면 고개숙여 익어가니 어리석은 중생이여 보리익듯 익어가세청보리가 익어가면 황금보리 이어지고 황금보리 지나가면 메밀꽃이 피는벌판 학원농장 사계절은 버릴것이 하나없네삼삼오오 즐겨찿는 학원농장 청보리밭 익어가는 청보리에 웃음소리 해맑으니 청보리밭 사잇길엔 행복미소 가득하네

봄 이야기 2024.05.06

유채꽃도 반겨주는 가파도

2024. 03. 13.제주에 오던 첫날, 기대하지도 않고, 생각하지도 못한, 풍경을 마주하는 행운이 따라주길 학수고대했었다이 년 전 오월에는 생각지도 못했던 꽃밭이 반겼는데 가파도의 삼월은 산방산 배경으로 유채꽃 반겨준다산방산 오른쪽 뒤 설산 한라 서있고 노란 유채꽃 물결 가파도 물들이니 절로 깊어지는 봄북쪽 해안 촘촘히 질서있게 늘어선 유채꽃 방파제가 청보리순 감싸며 거친 해풍 달랜다이번 제주 여행은 가파도 유채꽃들 커밍아웃 덕분에 더없이 행복했고 유월의 가파도가 나그네를 부른다그리고, 가파도의 봄은 유채꽃과 청보리밭뿐만 아니라, 갯무와 간자니아와 금잔화와 루비앤네크리스가 반기고, 백년초 열매까지도 검붉은 열정으로 나그네를 반겨준다.

제주도 이야기 2024.03.27

가파도 청보리밭

2024. 03. 13.아직은 제대로 패지도 못한 청보리 파릇파릇 여린 새순이 봄볕을 받고 파란 하늘과 바다와 한껏 어우러져 가파도의 봄을 재촉하고 있습니다전망대 지나 풍차 너머 마라도 까지 청보리순이 봄을 따라 날고 싶은 듯 해풍에 온몸을 맡기고 저항도 없이 이리저리 휘어지며 봄을 맞습니다세찬 해풍을 막아 주려 우뚝 솟아난 노란 유채가 여린 청보리를 감싸고 청보리 패기 시작하는 사월이 오면 청보리 푸르름에 봄이 익어갑니다청보리 푸르르게 패기 시작할 사월 왠지 모를 기대가 희망으로 커지고 혹시나 하는 기대가 역시나 하여도 언제나처럼 또 다른 희망을 품으며 아무 일 없던 것처럼 잊고 살겠지요망각이라는 지우개가 달려있는 삶 딱 죽어버리고 싶은 고통의 시간도 언제 그랬냐는 듯 쓴웃음 지으면서 세월이 아픈 기억..

제주도 이야기 2024.03.26

제주의 겨울을 찾아서(13) (휴애리 자연생활공원)

2024. 01. 11.제주에서도 드물게 동백꽃과 유채꽃이 한 공간에서 1월부터 3월까지 공존하는, 비록 동백꽃은 전성기를 지나가고, 유채꽃은 막 개화를 시작하는 1월이지만, 3월에 유채꽃은 절정을 맞고, 동백꽃은 겨우 손에 꼽을 정도만 나무에 힘겹게 매달려있지요. 위에는 동백꽃과 아래에는 유채꽃이 빨간색 저고리에 노란색 치마를 입은 아리따운 여인네처럼 휴애리 자연생활공원의 진면목을 보여줍니다.금강산도 식후경이라고, 휴애리 가기 전, 휴애리 자연생활공원에서 자동차로 5분 거리에 있는 토종닭 전문 식당에서 황칠토종닭샤부샤부(백숙, 내장볶음, 죽 포함)로 조금 늦은 점심을 즐깁니다.휴애리 입구에서 표를 받는 직원이 유채꽃구경 실컷 하고 오라고 등을 떠밀어, 아직은 꽃이 없는 입구를 지나 유채꽃밭을 향해 잰걸..

제주도 이야기 2024.01.25

제주여행 셋째날 에필로그

어제 보다 조금 늦은 오전 6시 6분에 호텔을 나서서 서귀포항 방조제에서 해돋이를 맞습니다.그런데 말입니다. 아직 어둠이 깔려있는 방조제 아래로 내려가다, 바위 위에 이끼가 있는 걸 모르고, 바위 위에 발을 내딛는 순간 미끄러지면서 중심을 잃고, 이끼가 낀 바위 사이 바닷물에 거꾸로 쳐 박혀서 저승사자를 만날 뻔했습니다. 휴대폰도 바닷속에 빠졌으나, 다행스럽게도 캄캄한 바닷물 속 돌 틈에서 휴대폰 불빛이 새어 나와 간신히 휴대폰은 건졌으나, 무선이어폰과 구입한 지 며칠 안된 고성능 보조배터리는 물에 빠져 작동하질 않습니다. 다행히 타박상만 서너 군데 있었는데, 밤이 되니 온몸이 욱신대는군요. 그렇지만, 신의 배려로 목숨을 보전하게 되었으니, 앞으로 더욱더 선하게 살아야겠다는 다짐을 해봅니다.물에 빠진 생..

제주도 이야기 2023.11.01

낙동강변에서 함께 어우러진 유채꽃과 금계국

2023. 05. 27.이른 봄 제주에서 시작된 유채꽃의 향연은 늦은 봄 낙동강변 안동금계국테마공원에서 기나긴 여정의 마침표를 찍으려나 봅니다.그것도 안동금계국테마공원의 한가운데에서 샛노래서 노랑노랑한 금계국의 초대를 받고서, 상쾌한 기분이라는 꽃말의 금계국에 어울리게 쾌활/명랑/희망이라는 꽃말의 유채꽃이 한데 어우러져, 시나브로 떠나가는 봄을 아쉬워하며, 막바지 봄의 향연을, 찬연한 노란빛으로 물들인 낙농강변에서, 세상의 온갖 시름을 내려놓은 채로 오롯이 금계국과 유채꽃만이 활짝 웃고 있습니다.안방을 손님에게 기꺼이 내어 준 금계국이 상쾌한 기분으로 강물에 멋지게 투영되어 봄의 향연을 한껏 달아오르게 채워줍니다.흐릿한 하늘을 올려다보는 유채꽃은 사바세계의 중생들에게 희망을 품고 쾌활하고 명랑하게 살아가..

꽃 이야기 2023.05.31

무꽃, 복사꽃, 유채꽃이 있는 협재해변과 갈매기떼가 있는 금능해변의 봄 스케치

2023. 03. 23.야자수마저도 누런 색으로 변해버리고, 까만 현무암이 겨우내 칙칙했던 협재해변에 봄의 전령사 무꽃과 유채꽃과 복사꽃, 그리고 갈매기떼가 봄을 한껏 몰고 왔습니다.에메랄드빛 바다색은 여전하건만 흐린 날씨가 비양도를 감추어버린 채 협재해변이 자칫 쓸쓸해 보이기도 합니다.그렇지만, 협재해변의 봄은 가녀린 무꽃이 긴 목을 빼고 에메랄드빛 바다 위에 떠 있는 신비의 섬 비양도를 향해 그리움을 한가득 품고 있는 듯한 형상이 늘 잊히지 않는 기억 속에 자리하고 있습니다. 비양도 해변에도 늦은 봄까지 무꽃이 가득한 것은 협재해변의 무꽃이 해풍을 타고 바다를 건너 비양도에 그리움이란 이름으로 자리했기 때문이 아닌가 싶습니다.그리고, 무꽃이 해풍에 흔들리는 해변길을 살짝 벗어나 야자수길 입구에 들어서..

제주도 이야기 2023.04.10

유채꽃와 튤립이 봄비 속에서 세찬 바람을 견뎌내고, 봄은 바야흐로 절정으로 치닫고 있는, 보롬왓 바깥 풍경을 천천히 음미해 봅니다

2023. 03. 22.'보롬왓'은 '바람이 부는 밭'이라는 뜻의 제주 방언입니다. 어찌 보면, 제주는 제주도로 불리기보다는 탐라라 부르는 것이 더 어울릴듯한 독특한 언어와 풍습이 뭍과는 사뭇 다른 이국적인 분위기가 물씬 풍기는 섞인 듯 섞이지 않는 고유한 문화가 자연스럽게 바다를 사이에 두고 보존되고 있는 양파와도 같은 곳이란 생각이 드는 매력적인 곳이 아닌가 싶습니다. 여행의 가성비가 떨어진다 하여, 가까운 해외로 물밀듯 빠져나가는 사람들의 선택을 존중하지만, 가성비가 조금 떨어지면 떨어지는 대로, 어차피 여행이라는 것은 편히 쉬고자 하는 휴식과 편안한 관광의 목적도 있겠지만, 계절 따라 바뀌는 자연과 벗하여, 비가 내리면 비도 맞고, 햇볕이 따가우면 땀도 흘려가면서, 걷기도 하고, 그늘에 쉬어가면서..

제주도 이야기 2023.04.05

가시리 녹산로에 봄비는 내리고, 설익은 유채꽃 벚꽃은 봄비에 젖어 싱그럽고, 하릴없이 봄은 깊어만 가고......

2023. 03. 21.가시리 녹산로의 유채꽃과 벚꽃이 봄의 일생을 도란도란 이야기한다한송이 두 송이 유채꽃이 봄을 알리면 간간이 내리는 봄비에 벚꽃잎 열리고널따란 광장이 노란 물결 되어 파도치듯 밀려왔다 밀려가고봄비 속에 고개 들고 바라보는 그곳에는 키다리 벚나무가 봄비 속에 꽃망울 트고분홍저고리에 노란 치마 차려입고 가시리 녹산로에 봄마실 가는 처자아직은 어설픈 치마저고리가 봄비에 젖고 햇살에 농익으면 시나브로 봄은 절정을 치닫고 가시리 녹산로엔 봄이 닫힌다

제주도 이야기 2023.03.2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