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3. 11. 01.피할 수 있는 운명(運命)과 거절할 수 없는 숙명(宿命)은 살아가는 동안 계속 만나게 됩니다. 어렴풋이 먼동이 터오는 섶섬을 지표 삼아 아직은 어두 컴컴한 방조제 마무리 공사가 한창인 서귀포항의 끄트머리로 더 좋은 해돋이 영상을 담을 욕심으로 거침없이 방조제 경계를 넘어 경사진 해변으로 바위들의 방해를 받지 않고 순수하게 바다와 태양과 하늘을 담을 욕심으로, 수분 후에 닥칠 숙명적인 해프닝은 전혀 생각지도 못하고 운명을 거역한 채로 해가 바로 떠오를 것만 같은 조바심에 가능한 바다 가까이로 내려갑니다.다행히 나름 해돋이 명당이라 생각되는 바위 위에 서서 조금은 불편한 듯싶은 자세로 섶섬을 제외하고는 온통 붉어오는 서귀포 바다의 황홀경에 푹 빠집니다.순응하기를 거부한 운명에 대해 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