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3. 05. 22.석가탄신일이 다가올수록 산사는 바빠지는 듯합니다. 경내에 화려하게 매어 달린 연등은 보름 전과 비슷한데 어쩐지 정돈된 듯한 느낌은 아마도 기분 때문이겠지요.극락전 앞 정원의 매발톱들이 마치 정원의 연등처럼 보이니 이 또한 기분 탓이려니 합니다.보름 전만 해도 겨우 한두 송이 피기 시작했던 작약이 어느새 떨어지는 꽃잎도 곧 터질듯한 꽃몽우리도 한데 어우러지는 화합의 장을 만들고 있습니다.아침예불을 위해 앞서서 종종걸음 하던 스님이 바삐 극락전 돌계단을 오릅니다.온갖 새소리가 산사를 깨우고, 대웅전과 극락전에서 울리는 목탁소리와 굵은 염불소리가 속세의 번뇌를 끊으라 합니다.이른 아침 외로운 고양이 한 마리가 산사에서 아침을 해결하지 못한 듯 담장너머 길가에, 초라한 모습으로 깊은 고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