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교롭게도 해외여행 자유화가 시작된 첫해인 1989년에 생애 첫 여권을 만들었습니다. 아련한 기억을 더듬어 보면, 해외여행 자유화와 첫 여권의 인과 관계는 크지 않았던 것 같습니다. 당시, 미국 오하이오 주의 작은 도시 랭커스터에 본사가 있던 다국적기업의 한국 내 현지법인에서 근무할 때였었는데, 민주주의를 갈망했던 격동의 80년대, 대한민국 역사상 최초의 아시안게임과 올림픽 개최를 앞두고, 천일 전부터 광화문 네거리에는 아시안게임과 올림픽까지 남은 날짜를 카운트다운 하는 대형 조형물이 있었고, 이를 뿌듯하게 바라보며 출퇴근하던 기억이 엊그제 같은데 어느새 사십 년 가까운 세월이 흘렀네요. 아시안게임이 끝나자마자 역사적인 민주화 운동이 꽃다운 학생들의 희생이 도화선이 되어 근로자들 까지 동참하는, 그래서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