뭐가 그리 바빴는지? 미세먼지 때문인지? 큰맘 먹고 오랜만에 나선 오후의 산책길이었지만 마치 한 여름같이 후덥지근해진 날씨에 잔뜩 눈살을 찌푸리다가 코끝을 자극하는 찔레꽃 향기에 끌려 눈이 부시도록 하얀 찔레꽃이 만발한 천변에 발길이 머뭅니다.갯버들 사이사이 보일 듯 말 듯 고개를 쭈욱 빼고 숲 속으로 조금 들어가면 물가에 옹기종기 순백의 순결함을 고이 간직 한 채로 찔레꽃으로 연상되는 오래된 이야기들이 스멀스멀 올라옵니다.꽤나 오래전에 지난 듯싶은 중3 시절 연합고사를 코앞에 두고 밤새 손에 잡았었던 중3이 읽기에는 다소 부적절한 내용들이 포함된 신여성 김말봉을 대표하는 장편 통속소설 찔레꽃.찔레꽃의 주인공인 순결한 여인 가정교사 안정순이 생각나고, 김말봉이 작사하고 사위인 금수현이 작곡한 불후의 명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