머잖아 토종새 직박구리가 매화나무 위에 앉아 매화 꽃잎을 탐하는 계절이 돌아옵니다. 지난봄의 그 매화나무는 초록빛 꽃망울만 잔뜩 맺은 채로 서두름 없이 초연하게 봄을 기다리고 있습니다. 다소 설레는 마음으로 두 차례의 새해 인사를 주고받았던 일월이 시나브로 떠나가고 있는 흰 새벽에 불현듯 역사란 무엇인가에 대한 작은 의문이 일어납니다. '역사를 잊은 민족에게 미래는 없다'라고도 합니다. 그것은 역사(歷史)라는 수레바퀴를 통해 현재의 당면한 과제를 풀어가는 지혜를 배우고, 막연한 미래를 올바른 방향으로 예측할 수 있도록 가르쳐주는 스승임을 의미하는 게 아닌가 싶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작금의 세상은 지나온 역사를 돌아보고 어려운 현실을 풀어가는 교훈으로 삼기보다는, 아무런 노력도 없이, 어려운 현실을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