겹작약 3

도산서원의 늦봄 풍경

2023. 05. 21.철이 바뀌면 짐승들이 털갈이하듯 도산서원의 계절도 시나브로 봄이 지나가고 있음을 에둘러 알려준다.도산서원의 개설대문에서 시작되는 모란의 열병식은 솟을대문 앞쪽에 놀랍게 세 송이 모란이 반겨주었다. 마치 퇴계이황을 그리워하며 견딘 기생두향의 순애보가 담겨 있는 듯,아니면, 담장밖 어여삐 치장한 겹작약이 되어 오매불망 퇴계 이황을 기다리고 있는 것인지, 도산서원의 봄은 퇴계이황을 향한 기생두향의 순애보를 몇백 년 동안 품은 채로 지나고 있다.수백 년 도산서원을 지키고 있는 왕버들의 휠대로 휘어진 허리가 지팡이에 의지된 채로 아직 까진 초록빛 잎사귀를 매달고 있으니 세월의 무상함을 느끼기보다는 왕버들을 배경으로 사진을 찍고 하하 호호 즐거워하는 모습에서 왕버들 또한 즐겁지 않을까 싶다...

봄 이야기 2023.05.22

안동 체화정(棣華亭)의 봄

국가지정문화제 보물(제2051호)인 체화정은 조선후기(1761년)에 이민적(李敏迪:1663-1744) 선생이 큰형인 옥봉 이민정과 함께 살면서 형제의 우의를 다졌다는 장소인데, ‘체화(棣華)’란 형제간의 화목과 우애를 상징하는 것으로『시경(詩經)』 소아(小雅) 편 '상체지화(常棣之華)'에서 그 의미를 따왔다고 합니다. 또한, 체화정이란 현판은 사도세자의 스승이었던 안동출신 유정원의 친필이며, 뒤에 조선 최고의 화가인 김홍도가 쓴 것이라 전해지는 담락재(湛樂齊)라는 조그만 현판이 하나 더 있는데, '평화롭고 화락하게 즐기며 몸과 마음을 깨끗이 한다'라는 뜻이라고 합니다. 많이 알려지지 않은 지방의 선비가 지은 건물에 덕망 있는 같은 지역출신의 학자와 당대 최고의 화가가 친필로 써줬다는 현판만으로도, 형제의..

봄 이야기 2023.05.20

안동의 작약(1) - 낙동강변

언제부터인지 자세히는 모르겠지만, 안동금계국테마파크 초입에 조성된 작약꽃밭에는 다양한 종류의 작약이 봄볕에 며느리 내보내고, 가을볕에는 딸을 내보낸단 우스꽝스러운 속담이 들어맞는 듯 눈 뜨기조차 불편한 강변 뙤약볕 아래 작약이 환하게 웃고 있다.야리야리한 작약꽃잎을 관통한 봄볕이 작약꽃 빛깔을 한층 선명하게 밝혀주니 세상은 온통 작약이 뒤덮고 있는 듯하다.형형색색 세상의 온갖 작약을 한꺼번에 모아놓은 듯 눈부신 작약의 함박웃음에 눈이 간다.너무 강한 봄볕은 작약 한송이 제대로 담아내지 못하게 하고, 게슴츠레 뜬 눈으로 대충 담은 작약도 그런대로 봐줄 만하다.중간중간 숨어있는 화려한 겹작약 꽂을 사진으로나마 한 곳에 모아보는 기쁨은 낙동강변 꽃밭의 하이라이트가 되었다.삼삼오오 모여 정담을 나누고 있는 듯 ..

꽃 이야기 2023.05.1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