꽃 이야기

​폭우 속에서 핀 술패랭이꽃

Chipmunk1 2026. 7. 18. 18:26

세찬 폭우에 마음마저 무거워지는 아침입니다.

이 거친 비바람을 가냘픈 몸으로 어찌 견디고 있을까 염려되는 마음에 가만히 다가가 보니, 아니나 다를까 곱고 섬세하게 갈라진 보랏빛 꽃잎들이 빗물의 무게를 이기지 못하고 조금은 흐트러지고 꺾여 있습니다.

하지만 그 모습이 결코 처량해 보이지 않는 것은 왜일까요.

모진 비바람을 온몸으로 맞으면서도, 꽃잎 끝마다 눈물처럼 투명한 빗방울을 보석처럼 머금은 채 끝끝내 제 빛깔을 지켜내고 있는 강인함이 보입니다. 거친 세상에 쉽게 꺾이지 않고, 자신만의 고고한 기품을 묵묵히 지켜내는 대지의 숨은 현자를 보는 듯합니다.

비록 폭우에 조금은 상처 입었을지라도, 중심을 단단히 잡고 피어 있는 술패랭이꽃의 외유내강(外柔內剛)의 자태에서 깊은 위로와 울림을 배웁니다.

이 긴 장마가 걷히고 나면, 녀석은 언제 그랬냐는 듯 맑은 햇살 아래에서 더욱 눈부시게 고개를 들고 미소 지을 것입니다. 시련을 견뎌내어 더욱 아름다운 술패랭이꽃처럼, 우리네 삶도 이 비가 지난 후 한층 더 단단하고 맑아지기를 소망해 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