꽃 이야기

​참비비추, 비 갠 아침에

Chipmunk1 2026. 7. 3. 06:39

새벽 비 서둘러 멈춘 길가에
보랏빛 등롱(燈籠)을 켠 참비비추,
방금 갠 하늘을 꽃잎에 물들였습니다.

송이송이 맺힌 촉촉한 빗방울은
새벽 비가 남기고 간 흔적일까,
아니면 맑은 아침이 건넨 선물일까.

투명한 알갱이마다 짙은 보랏빛 맥이
비치어 더욱 시리도록 푸릅니다.

길섶에 낮게 엎드려 있어도
꽃잎 속 새겨진 자줏빛 줄무늬는
가만히 들여다볼수록 귀하고 선명해,
빗물에 씻긴 영혼처럼 맑게 깨어납니다.

두 손 모아 빗방울을 받쳐 든 채
상큼한 향기 뿜어내는 청초한 자태.

이미 환하게 밝아온 아침 산책길,
그 짧고 찬란한 순간이
참비비추 꽃잎 위에
눈부시게 머물러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