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행 이야기

장마를 눈앞에 둔 7월 첫날, 세미원에서 만난 붉은 설렘 ‘홍련(紅蓮)’

Chipmunk1 2026. 7. 2. 10:38

2026. 07. 01.

7월의 첫 아침, 맑은 공기를 마시며 발걸음이 닿은 곳은 양평의 물과 꽃의 정원, ‘세미원(洗美苑)’

https://youtube.com/shorts/Jp6p76sjggc?si=49QbGqOLipX-TAWq

세미원 정문에 있는 주차장은 공사 중이라 사용할 수 없기에, 배다리 건너에 있는 두물머리 제5 공영주차장 교각 아래 애마를 주차해 놓고, 배다리를 건너 세한정을 지나 설렘 가득 연꽃을 만나러 갑니다.

본격적인 장마를 눈앞에 두고 있어서일까요.
후텁지근한 공기 속에서도 마음 한구석에는 작은 기다림이 피어올랐습니다. 초록빛 융단을 깔아놓은 듯한 넓은 연못 위로 수줍게, 때로는 당당하게 고개를 내미는 연꽃들을 보기 위해서이지요. 그중에서도 유독 마음을 격렬하게 흔들어 놓은 것은 단연 ‘홍련’입니다.

아침 8시가 조금 넘은 시간, 세미원의 연지는 고요하면서도 활기가 넘쳤습니다. 흐릿한 이른 아침에도 찬연하게 빛나는 홍련의 모습은 그야말로 자연이 만든 예술작품입니다.

재미있는 것은 홍련이라고 해서 다 같은 붉은색이 아니라는 점입니다.

이제 막 피어나기 시작한 연꽃은 새하얀 도화지에 분홍색 물감을 살짝 떨어뜨린 듯 부드러운 핑크빛을 띠고 있고, 활짝 만개한 녀석들은 안쪽의 샛노란 수술과 대비를 이루며 화사한 자태를 뽐내고 있습니다.

또 어떤 홍련은 짙은 자주색에 가까운 강렬하고 고혹적인 붉은빛을 뿜어내고 있어, 초록색 커다란 연잎 사이에서 눈이 멀 것 같은 강렬한 존재감을 드러내기도 합니다.

연못을 가만히 들여다보고 있으면 연꽃의 한 생애가 한눈에 들어옵니다.

단단하게 앙다문 초록빛 봉오리가 시간이 지나며 수줍게 입술을 열고, 화려하게 만개했다가, 이내 꽃잎을 하나둘 떨어뜨리며 듬직한 연밥(연가시)을 남기는 모습까지.

화려한 꽃잎이 떨어진 자리에 당당하게 남은 연밥의 모습은, 화려함 뒤에 오는 성숙한 생명의 신비로움을 느끼게 해 줍니다. 세차게 쏟아질 장맛비가 오기 전, 바람이 불 때마다 사르르 흔들리는 연잎 소리가 마치 이 아름다운 계절을 찬미하는 노래처럼 들려옵니다.

세미원(洗美苑)이라는 이름에는 '관수씻심 관화미심(觀水洗心 觀花美心)', 즉 '한강 물을 보며 마음을 씻고, 아름다운 꽃을 보며 마음을 아름답게 가꾸라'는 뜻이 담겨 있다고 하지요.

초록색 연잎 바다 위에 징검다리처럼 피어난 홍련들을 바라보고 있으니, 일상 속에서 복잡했던 생각들이 맑은 물에 씻겨 내려가듯 차분하게 가라앉습니다. 진흙 속에서 피어나지만 결코 더러움에 물들지 않고 주변을 정화하는 연꽃의 고결함이 바로 이런 것이겠지요.

하트 모양 프레임 속에, 그리고 마음의 프레임 속에 소중하게 담아 온 싱그럽고 화사한 기운이 글을 읽는 모든 이의 마음에 그대로 전해지기를 바랍니다.

유독 지치기 쉬운 여름날의 연속이지만, 7월의 첫날 아침에 마주한 홍련처럼 화사하고 당당하게 활짝 피어나는 멋진 7월이 되기를 소망해 봅니다.

https://youtube.com/shorts/SuwAbpXeIL8?si=k1bsuY33ibkJkS-v