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약속한 아홉 시를 넘겨
아파트 지붕 위로 고개를 내민
유월의 마지막 만월(滿月).

기다림은 배신하지 않아
백 배의 줌을 당겨 렌즈를 맞추니
저 멀리 우주의 거친 숨결이
잠시 구름에 가려
눈앞으로 흐릿하게 밀려옵니다.

타원 궤도 먼 길을 돌아온 탓에
몸집은 조금 작고 아담한 미니문이어도,
어둠을 뚫고 나오는 금빛의 해상도는
그 어느 날보다 또렷하고 단단합니다.

흘러가는 밤구름이 샘을 내어
잠시 그 앞을 가로막고 방해할지라도,
묵묵히 셔터를 누르는 손끝엔
빛을 놓치지 않으려는 열정이 흐릅니다.

구름을 걷어내고 마주한 투명한 얼굴,
오늘 밤의 달빛은
오랜 기다림을 채워준
가장 리얼하고 아름다운 대답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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