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오늘 아침도 평소처럼 싱그러운 공기를 마시며 산책길에 나섰습니다. 늘 걷던 길이지만, 오늘따라 발밑에서 아주 작고 특별한 생명체가 눈에 들어왔습니다. 바로 산책로 단단한 아스팔트 위를 묵묵히 기어가고 있는 달팽이 한 마리였습니다.
거칠고 메마른 대지 위에서도 긴 촉수를 곧게 세우고 제 갈 길을 찾아가는 모습이 무척이나 경이로웠습니다.

가만히 허리를 숙이고 달팽이와 눈높이를 맞춰봅니다. 제 몸집만 한 둥근 집을 등에 짊어지고, 온몸의 근육을 미세하게 움직이며 한 걸음씩 나아가는 꼴이 흡사 고독한 수행자 같기도 합니다.
남들의 속도에 개의치 않고, 오직 자신만의 호흡과 속도로 묵묵히 나아가는 그 발걸음에서 묘한 울림을 받습니다. 우리는 무엇이 그리 급해 매일 서두르며 살아가는 걸까요?
https://youtube.com/shorts/BOwBP2qGE0E?si=vyct-r5o3E1xzmMr
비록 느리지만 끝끝내 멈추지 않는 달팽이의 움직임을 영상으로도 담아봅니다.
배경 음악으로 흐르는 곡은 'Don't Stop'이라는 곡입니다. "멈추지 마라"는 경쾌한 음악의 타이틀과 가사처럼, 녀석은 지금 이 거친 아스팔트 위에서도 포기하지 않고 자신만의 목적지를 향해 당당하게 전진하고 있습니다. 음악과 달팽이의 걸음이 묘하게 박자가 맞아떨어져 보는 재미가 있네요.

길 위에서 만난 작은 구도자의 모습에 마음이 동해, 짧은 시조 한 수로 오늘 아침의 감상을 남겨봅니다.
길 위의 구도자
거친 길 아스팔트 온몸으로 밀어가며
둥근 집 등에 지고 어디로 향하는가
긴 촉수 곧게 세우고 제 길만을 가누나
한 걸음 또 한 걸음 서둘러 무엇하리
묵묵히 나아가는 그 발길이 눈부셔라
끝끝내 멈추지 않는 너는 길 위 구도자
모쪼록 오늘 하루도 주변의 아주 작은 풍경 속에서 잠시 숨을 고르고, 나만의 속도를 찾아가는 평온한 하루를 보내는 건 어떨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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