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백암산 푸른 자락이 물그림자 드리우고
쌍계루 붉은 기둥이 거울처럼 비치는 곳,
그 고요한 약수천 물길 위로
그림 같은 원앙 한 쌍이 유유자적.

고요를 깨뜨리는 부드러운 파동,
암컷이 먼저 바람의 결을 읽고
수컷의 등을 살포시 디디며
초록빛 수면 위로 우아하게 솟구친다.

물 위에 남겨진 하얀 물보라의 잔상,
그 뒤를 지키던 수컷이
오색 비단옷자락을 차르르 펼치며
더 힘차게 물을 차고 허공을 가른다.
앞서거니 뒤서거니, 차례차례 이륙하는
두 날개의 완벽한 호흡
홀로 높이 날려함이 아니요,
오직 그대와 보조를 맞추기 위함이라.
쌍계루 앞 맑은 약수천에
은빛 포말의 궤적을 깊이 새겨둔 채,
서로가 서로의 바람이 되어
푸른 숲 너머로 다정하게 날아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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