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행 이야기

백양사 아침 산책길

Chipmunk1 2026. 5. 30. 05:47

​초록의 지붕 아래 숨겨둔 마음이 있어
백암산 우뚝 솟은 바위 끝에
이른 아침의 햇살이 먼저 닿을 때,
연못은 비로소 눈을 뜨고 거울이 됩니다.

​물 위에 떠 있는 작은 섬 하나,
그 품에 안긴 외로운 나무 한 그루.
바람도 숨을 죽인 고요한 새벽녘에
세상은 두 번 그려지고 있습니다.

​하늘을 우러르던 푸른 산도
그 품을 닮고 싶던 초록의 단풍도
욕심 없이 투명한 물결 속에 내려와
스스로를 가만히 비추어 보는 시간.

​흔들리지 않는 저 깊은 조율 속에서
내 안의 소란스러웠던 기억들도
흐르는 물안개에 슬며시 녹아내려
이토록 맑은 침묵이 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