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초록의 지붕 아래 숨겨둔 마음이 있어
백암산 우뚝 솟은 바위 끝에
이른 아침의 햇살이 먼저 닿을 때,
연못은 비로소 눈을 뜨고 거울이 됩니다.
물 위에 떠 있는 작은 섬 하나,
그 품에 안긴 외로운 나무 한 그루.
바람도 숨을 죽인 고요한 새벽녘에
세상은 두 번 그려지고 있습니다.

하늘을 우러르던 푸른 산도
그 품을 닮고 싶던 초록의 단풍도
욕심 없이 투명한 물결 속에 내려와
스스로를 가만히 비추어 보는 시간.
흔들리지 않는 저 깊은 조율 속에서
내 안의 소란스러웠던 기억들도
흐르는 물안개에 슬며시 녹아내려
이토록 맑은 침묵이 됩니다.

'여행 이야기' 카테고리의 다른 글
| 보랏빛 왕관을 쓴 여왕 엉겅퀴와 다섯 일꾼들 (6) | 2026.05.30 |
|---|---|
| 백양사 쌍계루 원앙 연가(戀歌) (5) | 2026.05.30 |
| 변산부안마실길 2코스 샤스타데이지 개화현황(2026년 5월 29일 현재) (0) | 2026.05.30 |
| 황룡강변 꽃양귀비와 말랭이나물의 콜라보 (0) | 2026.05.30 |
| 능가산 내소사의 봄날, 그리고 따스한 쌍화차 한잔 (6) | 2026.05.29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