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유난히도 푸르고 시린 하늘이 열리는 오월의 이른 아침, 전남 장성의 황룡강 생태공원으로 발길을 옮겼다. 아침 이슬을 머금은 공기는 싱그럽고, 강변을 따라 끝없이 펼쳐진 풍경은 눈이 시릴 만큼 눈부시다.


가장 먼저 눈을 사로잡은 것은 대지를 붉게 물들인 꽃양귀비의 향연이다. 오월의 맑은 햇살을 받아 피어난 붉은 꽃잎들은 잔잔하게 흐르는 황룡강의 푸른 물결과 대비를 이루며 강렬한 생명력을 뿜어낸다. 바람이 슬쩍 스치고 지나갈 때마다 수만 개의 붉은 파도가 일렁이는 모습은 그야말로 장관이다.


그 압도적인 붉은 기세에 밀려 얼핏 존재감이 작아 보이지만, 자세히 들여다보면 그 속에서 묵묵히 자기 자리를 지키고 있는 푸른 수레국화들이 눈에 들어온다. 강렬한 양귀비의 외침 속에서 수레국화의 나지막한 속삭임은 황룡강의 풍경을 한층 더 깊고 풍성하게 만들어준다. 서로 다른 색과 몸짓이 모여 이토록 조화로운 봄의 교향곡을 완성해 내는 것이리라.


황룡강을 가로지르는 용작교와 물 위에 투명하게 비친 푸른 산 그림자, 그리고 그 아래를 가득 채운 천만 송이의 꽃들. 카메라 렌즈를 어디로 돌려도 그 자체로 완벽한 한 폭의 수채화가 된다.

바쁜 일상을 잠시 내려놓고 이 정취에 취해 걷는 길, 마음속까지 오월의 붉고 푸른 봄빛으로 가득 차오르는 듯하다. 장성 황룡강의 봄은 이토록 뜨겁고도 찬란하게 흘러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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