꽃 이야기

​오월의 단아한 속삭임, 전주수목원에서 만난 '디 엘런윅'

Chipmunk1 2026. 5. 30. 00:00

초록의 싱그러움이 한층 깊어가는 오월의 호젓한 아침, 전주수목원 장미원은 바야흐로 향기로운 꽃들의 잔치로 가득합니다. 수많은 장미꽃이 저마다의 고운 자태를 뽐내고 있지만, 그중에서도 유독 발걸음을 길게 붙잡는 주인공이 있으니 바로 이름마저 우아한 영국 장미, '디 엘런윅(The Alnwick Rose)'입니다.

가까이 다가가 마주한 그 모습은 실로 감탄을 자아내게 합니다. 겹겹이 포개어진 정교한 분홍빛 꽃잎들은 마치 장인의 손길로 정성스레 빚어낸 예술품과도 같습니다. 수줍게 머금은 봉오리는 설레는 마음처럼 발그레하고, 활짝 만개한 꽃송이는 수십 겹의 부드러운 실크 드레스를 입은 듯 풍성하면서도 깊은 품격을 보여줍니다.

고개를 들어 푸른 하늘을 바라봅니다. 싱그러운 초록 잎사귀 사이로 곧게 뻗은 줄기 끝, 맑은 오월의 하늘과 하얀 뭉게구름을 배경으로 피어난 분홍 장미의 대비는 눈이 시리도록 선명하고 아름답습니다. 따스한 햇살을 받으며 바람에 아련히 흔들리는 그 자태는, 자연이 우리에게 건네는 가장 따스한 위로가 아닐까 싶습니다.

바쁜 일상의 걸음을 잠시 멈추고, 자연이 선사하는 순수한 아름다움에 온전히 몰입해 본 참으로 귀한 시간이었습니다. 한 송이 장미가 피워낸 고귀한 생명력과 우아한 자태는, 매만진 사진 속에서 그리고 가슴속에서 오래도록 은은한 향기로 머물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