꽃 이야기

​장미원 기와 아래 피어난 '올리비아 로즈 오스틴'

Chipmunk1 2026. 5. 21. 10:21

영국의 전설적인 장미 육종가 데이비드 오스틴이 자신의 손녀 이름을 붙여 세상에 선보인 장미, '올리비아 로즈 오스틴(Olivia Rose Austin)'입니다. 수많은 현대 장미들 중에서도 뛰어난 강건함과 완벽한 화형으로 평론가들의 극찬을 받는 품종입니다.

이 장미의 가장 큰 차별점은 중심부로 갈수록 정교하게 말려 들어가는 촘촘한 잎사귀에 있습니다. 맑고 투명한 핑크빛 꽃잎이 중심을 향해 완벽한 대칭을 이루며 풍성하게 들어찬 모습은, 가만히 들여다볼수록 그 품격이 다르게 다가옵니다. 은은하게 풍기는 클래식한 장미 향 역시 이 꽃의 가치를 더해줍니다.

가장 인상적이었던 공간은 푸른 기와지붕을 배경으로 장미 무리가 피어난 곳이었습니다.
차가우면서도 깊이 있는 기와빛이 장미의 화사한 핑크빛, 그리고 싱그러운 초록 잎사귀와 선명한 대비를 이룹니다. 서양 고전 장미의 우아함이 우리 전통 건축의 담백한 멋과 묘하게 어우러져, 오직 이곳 전주수목원에서만 볼 수 있는 독특한 미감을 선사합니다.

봉오리 시절의 짙은 설렘부터 활짝 만개한 순간의 고결함까지, 올리비아 로즈 오스틴은 매 순간이 작품 같습니다. 흔한 장미 풍경에 가벼운 싫증을 느끼셨다면, 이번 5월에는 전주수목원 기와 아래 피어난 이 특별한 핑크빛을 한 번쯤 마주해 보시길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