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푸르름이 짙어가는 전주수목원의 그늘진 숲길을 걷다 보면, 우거진 양치식물과 바위틈 사이로 보일 듯 말 듯 가냘프게 흔들리는 작은 존재를 만나게 됩니다. 바로 '바위취'입니다.

워낙 작고 섬세해 자칫 그냥 지나치기 쉽지만, 가만히 허리를 숙이고 눈을 맞춰보면 자연이 빚어낸 정교한 아름다움에 그만 마음을 빼앗기고 맙니다.

위쪽을 향한 작은 꽃잎 세 장에는 수줍은 소녀의 볼처럼 붉은 자줏빛 점무늬가 콕콕 박혀 있고, 아래쪽으로 길게 뻗은 하얀 꽃잎 두 장은 마치 한 마리의 흰나비가 날개를 펼치고 사뿐히 내려앉은 듯 유려한 자태를 자랑합니다. 길게 뻗어 나온 수술대와 줄기에 보송보송하게 돋은 붉은 솜털까지, 어쩌면 이리도 오밀조밀하고 신비롭게 생겼을까요.

봄바람이 부는 대로 가냘프게 몸을 맡기면서도, 제 자리에서 묵묵히 고결한 빛을 발하는 모습이 참 대견하고 아름답습니다.

마음속에 머문 그 다정한 여운을 지울 수 없어, 하트 프레임 속에 그 작고 소중한 얼굴들을 하나하나 정성스레 담아보았습니다. 화려하진 않아도 오래 볼수록 깊은 울림을 주는, 참 고마운 초여름 같은 봄날의 만남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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