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유난히 하늘이 맑았던 오월의 아침, 전주수목원 장미원에서 발길을 붙잡는 꽃을 만났습니다. 영국의 대표적인 잉글리시 로즈 중 하나인 ‘프린세스 마가렛타(Princess Margareta)’입니다.

이 장미는 세계적인 장미 육종가인 영국의 데이비드 오스틴 사가 개량한 품종입니다. 이름은 식물과 원예에 조예가 깊어 스스로 정원을 정성껏 가꾸었던 영국 빅토리아 여왕의 손녀, ‘콘월의 마가렛 공주’의 이름에서 따왔다고 합니다. 정원을 사랑했던 그녀의 마음이 꽃 이름에 그대로 남아 있습니다.


프린세스 마가렛타는 흔히 보는 붉은 장미와 달리, 중심부로 갈수록 짙어지는 화사한 살구빛(Apricot-orange)이 특징입니다. 얇은 꽃잎들이 겹겹이 촘촘하게 맞물려 중심을 향해 둥글게 모인 화형은 단단하면서도 우아한 느낌을 줍니다. 싱그러운 초록 잎사귀, 그리고 푸른 봄 하늘과 대비되어 그 빛깔이 한층 더 돋보입니다.

프린세스 마가렛타는 향이 짙은 장미에 속합니다. 은은한 티(Tea) 향을 바탕으로 상큼한 과일 향이 섞여 있어 코끝에 닿는 느낌이 참 좋습니다. 아침 이슬이 살포시 맺힌 꽃잎을 들여다보고 있으면, 수목원 장미원에서 풍겨오던 청량하고 싱그러운 향이 다시금 감도는 듯합니다.

오월의 장미원에는 수많은 꽃이 피어 있었지만, 푸른 하늘 아래서 수많은 봉오리를 올리며 탐스럽게 피어나던 ‘프린세스 마가렛타’의 단정한 자태는 유독 깊은 인상을 남깁니다.

전주수목원 장미원은 지금 가장 찬란한 오월의 한가운데를 지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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