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아침 이른 걸음으로
우화정 지나 내장사 들르고
백암산 푸른 그늘 찾아
백양사에 들었더니
오월의 한낮 볕은 벌써 초여름이라.

백학봉 웅장한 바위 아래
청운당 연못가엔 보랏빛 붓꽃 피고

물 위에 뜬 노란 개연꽃은
저 홀로 단아하게 봄날을 배웅하네.


고불매 매실이 주렁주렁
담장아래 덩굴장미(붉은 해당화)
한낮의 햇살을 받아
강렬한 생명력을 뿜어내는
붉은 꽃잎과 황금빛 수술의 조화가
눈이 부실 정도로 아름답네.

돌 틈에 숨어 피어난 붉은 뱀딸기처럼
오늘 내 발걸음도 붉게 달아오른 오후.

놋그릇 가득 하얗게 쌓인
달콤한 눈꽃 한 송이 마주하니
입안 가득 번지는 서늘한 바람에
오늘 하루 흘린 땀방울이
한순간에 하얀 미소로 녹아내리네.

오늘 하루도 참 잘 걸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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