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른 아침 황룡강가엔
타오르는 불꽃처럼 붉은 양귀비
꽃잎 너머 깊은 수술마다
봄날의 뜨거운 숨결이 고여 있더니,


달려온 담양 영산강 물길 위엔
물감처럼 번지는 연둣빛 나무 그늘과
여울 따라 다소곳이 피어난
노랑어리연꽃의 은은한 물결.

붉은 마음에 취했다가
노란 잔물결에 눈을 씻고,
아름드리 팽나무 그늘 아래 앉아
시원한 냉열무국수 한 그릇을 나눈다.


매콤하고 아삭한 열무 한 잎에
달착지근한 불고기 한 점 얹으니,
입안 가득 번지는 이 계절의 풍요함.

붉고 노란 봄날의 빛깔을
카메라 렌즈 가득, 또 마음 가득 채워두니
초여름으로 가는 길목의 오늘 하루가
참으로 달고 평온하여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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