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햇살이 정취를 더하는 4월의 끝자락, 전주수목원에서 만난 반가운 얼굴이 있습니다. 거친 바위 사이를 비집고 올라와 화사한 분홍빛을 터뜨린 '끈끈이대나물'입니다.

이름에서 알 수 있듯이, 이 꽃은 줄기 마디 윗부분에서 끈적한 진액을 내뿜습니다. 개미 같은 작은 곤충들이 꽃대에 기어올라와 소중한 꿀을 가로채지 못하도록 스스로를 보호하는 자연의 지혜가 담겨 있죠. 그래서 꽃말 중 하나가 '함정'이기도 합니다.

바위의 묵직한 질감과 대비되는 꽃잎의 선명한 색감이 유난히 돋보이는 날이었습니다. 군락을 이루어 피어난 모습도 아름답지만, 하나하나 자세히 들여다보면 다섯 갈래로 갈라진 꽃잎과 수줍게 솟은 수술이 참으로 섬세합니다.

척박한 환경에서도 굴하지 않고 제 빛깔을 온전히 내보이는 꽃을 보며, 우리네 삶도 이처럼 강인하면서도 화사하기를 바라봅니다. 맑은 공기와 꽃향기가 가득했던 수목원에서의 짧은 산책이 사진 속에 고스란히 남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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