꽃 이야기

​어버이날 아침, 빗방울 맺힌 모란을 보며

Chipmunk1 2026. 5. 8. 07:24

아범아!
부르는 소리 환청처럼 들리는데
눈을 떠보니 마당 가득 꽃들의 왕이 가득합니다.

부귀와 영화를 상징한다는 화려한 이름 뒤로
어제 오후, 조용히 내린 빗물 머금고 고개 숙인
저 자주색 모란의 크고 무거운 꽃잎들이
왜 그리도 당신의 젖은 얼굴을 닮았는지요.

한밤중, 어린 사 남매 잠든 새 남몰래 훔치셨을
그 투명한 눈물방울들이 꽃잎 결마다 알알이 맺혀
새벽 볓아래 보석보다 더 시리게 빛나고 있습니다.

꽃잎 하나하나가 당신의 주름진 손등 같고,
오목하게 고인 물줄기는 당신이 감내하신
그 깊고 숭고한 세월의 강물 같아
가슴이 아려옵니다.

자식 걱정에 밤잠 설치시며 흘리신 그 눈물이
정작 당신의 얼굴에는 인자한 미소로만 남았는데,

오늘처럼 해맑게 갠 어버이날 아침에
마주한 당신은
빗방울을 보석으로 바꾸어 버린,
세상에서 가장 강인하고 아름다운 모란입니다.

어머니!
이 아침 꽃잎에 맺힌 눈물을 닦아드리듯
당신의 깊은 사랑을 다시 한번 마음속에 새깁니다.

그리움은 물방울처럼 자꾸만 불어나지만,
당신이 남기신 그 따뜻한 향기 속에
남은 삼 남매는 오늘도
당신의 자식임이 자랑스럽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