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사람의 온기 닿은 지 언제였던가
기다림에 지쳐 나무 등걸이 된 벤치 위로
속절없는 봄볕만 눈부시게 부서집니다.
나란히 앉아 도란도란 나누던 이야기 대신
이제는 이름 모를 풀꽃들이 비집고 올라와
빈자리의 적막을 조용히 채우고 있네요.
곁에 흐드러진 죽단화의 노란 울음이
기다림의 깊이를 말해주는 것 같아
지나가는 바람도 차마 앉지 못하고
그저 곁눈질로 봄날의 쓸쓸함을 훑고 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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