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길을 걷다 잠시 걸음을 멈춘다.
담장 가득 일렁이는 노란 물결,
겹겹이 쌓인 황매화와 죽단화의 꽃잎들이
지친 나그네의 어깨를 토닥이는 듯하다.

아무도 앉지 않은 빈 의자는 외롭지 않다.
햇살을 머금은 황금빛 꽃들이
비어 있는 그 자리를 이미 가득 채우고 있으니.

잠시 쉬어 가라며 내어준 다정한 그늘 아래,
나그네는 가만히 앉아 봄의 인사를 듣는다.
머물렀다 떠나야 할 길 위에서
이토록 찬란한 휴식을 만난 것은 축복이다.

꽃이 품어주는 의자 위로
나그네의 마음도 노랗게 물들어간다.

'봄 이야기' 카테고리의 다른 글
| 봄이 충만한 산책길 (8) | 2026.04.24 |
|---|---|
| 잎사귀 아래 숨겨진 작은 종, 일본매자나무 꽃 (4) | 2026.04.24 |
| 🌸 수사해당화와 영산홍의 밀어(密語) (0) | 2026.04.23 |
| 쌀쌀한 아침의 찬바람 마다않고, 역대급 뜨거운 산당화와 철쭉의 로맨스와 이를 지켜보는 귀요미 (4) | 2026.04.23 |
| 마음을 물들이는 분홍빛의 초대, 목련 '로라 세일러' (1) | 2026.04.23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