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보랏빛 치마폭을 살포시 여미고
아침 이슬 한 모금에 입술을 축이며
누구를 그리 기다리는지
수줍은 고개만 나직이 숙였습니다.

독수리의 기개를 품은 발톱이라더니
아직은 보드라운 솜털 같은 꽃망울,
터질 듯 말 듯,
필 듯 말 듯한 그 찰나의 기다림이
오히려 만개한 화려함보다 깊은 울림을 줍니다.

성급한 봄바람은 어서 피라 재촉하지만
꽃은 제 안의 계절이 꽉 차오를 때까지
가장 고요한 몸짓으로 견디고 있습니다.

기다림은 지루한 정체가 아니라
가장 빛나는 순간을 향한 뜨거운 응축임을,
필동말동 망설이는 저 꽃잎 끝에서 배웁니다.

내일 아침,
햇살 한 줌이 톡 하고 건드리면
하늘을 닮은 그 푸른 꿈이
정평천 물길 따라 활짝 피어나겠지요.

"완성된 아름다움보다 더 설레는 것은 '시작되기 직전의 순간'입니다. 활짝 핀 꽃은 박수를 받지만, 필동말동 망설이는 꽃망울은 우리의 마음을 붙잡아 두지요. 그 망설임은 부족함이 아니라, 세상에 내놓을 향기를 가장 진하게 갈무리하는 정성의 시간일 것입니다. 우리 삶의 어떤 순간들도 지금 저 하늘매발톱처럼 찬란한 도약을 준비하며 필동말동 망설이고 있는 것은 아닐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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