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봄의 정점은 아직 조금 더 기다려야 한다고, 수목원의 목련들이 조용히 속삭이는 듯합니다.

가지마다 수줍게 맺힌 분홍빛 봉오리들이 하늘을 향해 붓끝을 세우고 있습니다. 갓 태어난 아기의 손길처럼 보송보송한 털에 감싸여, 아직 세상 밖으로 활짝 피어나기 전의 그 팽팽한 긴장감. 저는 활짝 핀 꽃보다 오히려 이토록 간절하게 개화를 준비하는 지금의 모습에서 더 큰 생명력을 느낍니다.

흔히 목련 하면 '고귀함'을 떠올리지만, 오늘 마주한 이 분홍빛 '컬럼너 핑크'는 '애틋한 사랑'과 '자연에 대한 깊은 믿음'이라는 꽃말을 품고 있습니다.
백목련의 순백색이 차가운 고결함이라면, 이 아이의 진한 분홍빛은 추운 겨울을 견뎌내고 다시 찾아온 봄에 대한 따뜻한 약속처럼 느껴집니다.

오늘 본 '컬럼너 핑크'는 아직 덜 핀 채로도 충분히 아름다웠습니다. 자신의 시간을 서두르지 않고, 가장 완벽한 순간을 위해 묵묵히 에너지를 응축하고 있는 저 작은 봉오리들이 참 대견합니다.

곧 만개할 그날, 다시 한번 수목원을 찾아 이 아이들이 피워낼 고귀한 분홍빛 향연을 담아보려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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