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화려한 주황빛 날개 펼쳐 들고
사천왕문 높은 문턱을 가뿐히 넘어온다.

산사의 정적을 깨우는 과감한 날갯짓
봄을 찾는 예리한 눈길이 닿는 곳마다
서향은 참아온 숨결을 수동적으로 터뜨린다.

천 리를 달아난다는 매혹적인 향기도
결국 이 주도적인 비행을 멈추게 하려 함일까.

꽃동네 한복판에 털썩 주저앉아
보드라운 꽃잎을 움켜쥐고 꿀을 탐하는 찰나,
큰멋쟁이나비의 날개 무늬가 봄볕에 타오른다.

내어준 향기에 취해 날개를 잊은 채
오롯이 이 계절의 주인으로 머무는 시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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