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6. 01. 24.

하늘이 제 속을 다 게워내듯
붉은 물감을 바다 위에 풀어놓았습니다

새연교 하얀 돛대는
떠나지 못하는 마음 하나 붙들고
기우는 햇살을 등대 삼아 서 있고

먼바다 문섬은
말없이 다가오는 어둠을 받아내며
가장 낮은 목소리로 파도를 다독입니다

부두에 몸을 기댄 고깃배들은
오늘 하루 치의 고단함을
노을빛 잔잔한 물결 위에 띄워 보냅니다

뜨거웠던 태양이 수평선 너머로
천천히 눈을 감는 순간

세상은 잠시 숨을 멈추고
가장 아름다운 작별의 인사를 건넵니다

서귀포의 해거름,
거기엔 남겨진 빛조차 따스한 위로가 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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