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6. 01. 23.

바람이 깎아 세운 절벽 끝에 서서
천 년을 고요히 흐르는 푸른 눈동자를 봅니다

도동항은 파도의 품속에서 아늑하고
길게 뻗은 방파제는 바다의 허리를 감싸 쥔
섬의 믿음직한 팔입니다

거칠게 솟은 기암괴석 사이로
겨울이 두고 간 하얀 발자국들이 남았는데,
그 위로 쏟아지는 햇살은
차갑도록 시린 바다를 어루만져 보듬습니다

이곳에 서면 세상의 소음은 파도에 씻겨가고
오직 섬이 내뱉는 깊은 숨소리만 들립니다

깎아지른 벼랑 끝에서도 꽃을 피우는 생명처럼
나의 마음도 이 푸른 풍경 속에 깊이 뿌리내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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