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5. 06. 12.

휴애리자연생활공원 주차장에서, 내비게이션에 간단히 "제니빌펜션"이라 찍고, 무념무상 달리다 보면, 잠깐 사이에 제주특별자치도 서귀포시 남원읍 태위로 604-15에 위치한 해안도로와 펜션 체리하우스 사이의 아기자기한 수국꽃밭 앞으로 데려다줍니다.
그리고 때맞춰 내리는 감성 넘치는 빗속에서 더욱 선명하게 수국의 미모가 돋보이니, 수국(水菊)이라 당당하게 이름 지어졌는지도 모릅니다.

아주 일부의 꽃을 제외한 대부분의 꽃들은 비를 맞으면 초췌해지거나, 땅에 떨어지고, 꽃송이가 일그러지고 꽃잎이 상하기가 다반사이지만, 비와 너무 잘 어울리는 수국이기에, 특히 비가 많고 바람이 많은 제주의 유월은 세상의 온갖 수국이 알록달록 날로 초췌해지려 하는 나그네의 마음을 온전히 사로잡습니다.

뭍에서도 초여름에는 여기저기서 수국꽃밭을 쉽게 볼 수 있건만, 기어코 제주도로 수국을 찾아오는 까닭 중의 하나가, 바다를 끼고 지중해 풍의 펜션이 있고, 갈매기가 날아다니는 남원해안도로 옆 인위적으로 가꾼 흔적보다는 자연스럽게 펼쳐져있어, 마치 상상 속에서나 볼 수 있는 천상의 화원 같은, 감히 뭍에서는 접할 수 없는 수국꽃밭이 있기 때문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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때 마침 나그네의 심금을 울리려는 듯 조용히 내리는 음악 같은 빗소리와 바람소리와 새소리와 하나가 되어, 작년과 같은 날 왔건만, 작년보다 올해 유독 활짝 핀 수국 사이를 여유롭게 귀를 쫑긋하며 걷다가, 우산에 떨어지는 빗소리가 귀에 거슬려, 쓰고 있던 우산을 접어들고, 수국 위로 떨어지는 빗소리를 남김없이 귓속에 담으면서, 씩씩하게 수국과 함께 비를 맞으며, 수국사이를 저벅저벅 걷는 낭만이 오래도록 잊히지 않을, 그래서 어쩌면 두 번 다시는 경험할 수 없을지도 모른다는 아쉬움 속에서 아직도 설렘이 그대로 남아있는 꿈같은 비 내리는 유월의 수국꽃밭을 가슴속 깊이 가둬둡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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