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도 이야기

비와 제법 잘 어울리는 카페, 구좌의 더제주송당파크R점, 그리고 만개한 유월의 수련

Chipmunk1 2025. 7. 4. 00:10

2025. 06. 12.

나그네의 뇌리 속에는, 비가 올 때 떠오르는 운치 있는 제주의 명소가 몇몇 자리하고 있는데, 그중에서 셋을 꼽자면, 사려니숲길, 표선의 보롬왓 카페, 그리고 제주도에서는 규모가 가장 큰 카페로 알려진 계좌의 "스타벅스 더제주송당파크R점"이 떠오릅니다.

장마 시작의 서곡을 알리는 듯한 비가 종일 내리는 제주여행 마지막 날, 빗속의 그림 같은 정원을 카페 2층 통유리창을 통해 볼 수 있는 구좌의 카페로 비자림로를 지나 세찬 빗속을 마다하지 않고 신나게 달려봅니다.

복잡한 카페 2층 통유리창 앞 테이블에 운 좋게 자리를 잡고, 따뜻한 바닐라라떼 한잔과 카페에서 제일 인기가 있는 수제빵으로 점심을 대신하고 나니, 감성을 자극하며 통유리창을 타고 내려오는 비의 유혹을 이겨내지 못하고, 산책로 가운데 야트막한 동산의 2단 인공폭포와 전망대가 섬처럼 연못에 뺑 둘러싸인 둘레길을 한 바퀴 돌아보고 싶은 마음에, 황량했던 지난겨울과는 비교도 안 되는 풍성한 정원으로, 잔뜩 움츠렸던 몸이 마치 눌려있던 용수철처럼 단번에 밖으로 튕겨져 나옵니다.

수국을 비롯한 각양각색의 여름 꽃들이 연못 둘레길에 흐드러지게 피어 있건만, 빗방울이 떨어지는 연못 속에 가득히 피어있는 오색찬연한 수련들만 눈에 들어오니, 우산으로 꽤나 요란스럽게 떨어지는 비를 받아내면서, 연못 둘레길을 돌고 돌고 또 돌면서 한참을 수련들과 긴 눈맞춤 하다가, 가을을 기약하며, 벌써 쌓이는 듯싶은 그리움만 남긴 채로 카페 송당R을 떠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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